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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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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793회 작성일 17-08-11 09:38

본문

바람의 사거리

 

박은석

 

 

이 도시의 가장 오래된 신호등은

우람한 은행나무다

파란 바람은 쉽게 방향을 꺾지도 꺼지지도 않는다.

느리고 여유 있는 보행자들을 내려다보거나

색칠 벗겨진 벤치나 슬하에 두고 있다

방향 모자라는 바람들은 저곳에서

간단히 분류되어 사방으로 빠져나간다.

가지를 뻗고 있는 이유도

바람을 안내하기 위해서이다

 

집 나온 들뜬 꽃바람을 며칠 붙잡아 두고

꽃잎을 열고 그 자리에 열매를 넣는다

바람이 무거워질 때

우주의 계절이 바뀐다.

 

황색 점멸등도 없이 노란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그때쯤 바람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서쪽엔 헤어진 애인이 있고

소소한 소인이 찍힌 기억들이 있다

누구는 이 신호등 밑에서 손을 놓거나

혹은 손을 맞잡고 지나가기도 한다.

봄에서 가을까지 바람의 통행량은 자주 바뀐다.

여름엔 남풍으로 방향 틀더니

가을이 되면 서풍으로 튼다.

 

지금은 앙상한 점멸의 시간이다

바람의 사거리에서 엉키는 것은 방향들이다

경적도 없이 고요하게 엉킨다.

다만 사람들만 우주를 움켜쥐고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

 

 

 

박은석 사진흑백.JPG

광주출생

2015<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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