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동 편지 / 정군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문동 편지 / 정군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22회 작성일 17-08-14 09:17

본문

가문동 편지

 

정군칠

  

 

낮게 엎드린 집들을 지나 품을 옹송그린 포구에

닻을 내린 배들이 젖은 몸을 말린다

누런 바다가 물결져 올 때마다

헐거워진 몸은 부딪쳐 휘청거리지만

오래된 편지봉투처럼 뜯겨진 배들은

어디론가 귀를 열어둔다

 

저렇게 우리는,

너무 멀지 않은 간격이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우리가 살을 맞대고 사는 동안

배의 밑창으로 스며든 붉은 녹처럼

더께진 아픔들이 왜 없었겠나

빛이 다 빠져 나간 바다 위에서

생이 더 빛나는 집어등처럼

마르며 다시 젖는 슬픔 또한 왜 없었겠나

  

리는 어디가 아프기 때문일까

꽃이 되었다가 혹은 짐승의 비명으로 와서는

가슴 언저리를 쓰다듬는 간절함만으로

우리는 또 철벅철벅 물소리를 낼 수 없을까

  

사람으로 다닌 길 위의 흔적들이 흠집이 되는 날

저 밀려나간 방파제가 바다와 내통하듯

나는 등대 아래 한척의 배가 된다

이제사 너에게 귀를 연다

   

- 정군칠 시집 수목한계선(한국문연, 2003)에서

 

 


정군칠 시인.jpg

제주도 중문 출생

1998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수목한계선』 『물집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0건 1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 0 07-25
27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7-25
27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0 0 07-25
27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3 0 07-21
27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07-21
27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9 0 07-21
27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0 07-19
27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 07-19
27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0 07-19
27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4 1 07-15
27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1 07-15
27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1 07-15
27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0 07-10
27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1 07-10
27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5 0 07-10
27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0 07-07
27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7-06
27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07-06
27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0 07-06
27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0 07-06
27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0 06-30
26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6-30
26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06-30
26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2 1 06-28
26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4 1 06-28
26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1 06-28
26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1 06-27
26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1 06-27
26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1 06-27
26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1 06-24
26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2 06-24
26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1 06-23
26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1 06-23
26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2 06-23
26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1 06-20
26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9 1 06-20
26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1 06-20
26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1 06-17
26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0 1 06-17
26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1 06-17
26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7 3 06-15
26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2 06-15
26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2 06-15
26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1 06-14
26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1 06-14
26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2 06-14
26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1 06-07
26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1 06-07
26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1 06-07
26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 1 06-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