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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90회 작성일 18-01-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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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교실

 

  서동균

 

   교실에 나무가 있어요 높이 자란 어둠으로 두꺼운 껍질을 만드네요 햇발과

바람이 통과한 뱀 허물 같기도 해요 몸을 비워 사리를 남긴 누룩뱀의 몸뚱이일

수 있죠 교실은 너무 어두워 서 있는 것과 걸어가는 것 뛰어가는 것이 한가지로

보여요 그래서 나무들마다 같은 무늬를 가지고 있나 봐요 빈 몸에 들어와 울다

간 아이의 눈물 자국이죠 회색빛 교실에 비치는 햇살도 회색이네요 북극지방의

백야같이 잠을 못 이루는 시간이 흔들리고 있어요 왼쪽과 오른쪽을 같이 보여

주는 거울은 이곳에 없어요 모두가 왼쪽이거나 모두가 오른쪽인 나무들이 빼곡히

숲 속을 메우고 있거든요 어쩌면 나무는 키가 큰 콩나무일지도 몰라요 책상이

몹시 흔들거릴 때면 새순이 돋아 교실 밖으로 올라가거든요 어긋난 시선이 폭염에

마른 저수지 바닥으로 타들어 가네요

  

- 월간 현대시학20135월호

 



 

1970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2011년 계간《시안》신인상
시집『뉴로얄사우나』등
2013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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