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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규정

내가 이 세상 살면서

가장 좋아하고 떨리는 말은

전쟁 중에도 꽃은 피고

생짜 같은 지옥에서도 아이들은 태어난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연애편지 수백 통을 보낸 첫사랑에게

딱 한 통의 답장을 받았지

너는 아니야

눈보라 치던 논산훈련소 훈련병 시절에

내 외마디는

음! 잘가라 하얀 꽃

- 《시선》 (2018.여름호)에서

1949년 전북 완주 출생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 황야의 정거장』『겨울 수선화 』『참 잘 익은 무릎』『다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