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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의 우울 / 김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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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1회 작성일 18-10-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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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의 우울




                                                                  보이지 않는 것이 형체를 그리워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에

                                                                                                      나는 보이는 것만을 그린다.

                                                                                                                    -르네 마그리트

 

 

     김지녀

 

 

 

순진하고 어리석었기 때문에

나는 보이지 않는 것에 끌려다녔다

 

돌멩이가 되기를 선택한 건 매우 잘한 일이다

조금씩 움직인다 누군가의 머리통을 부수기 위해 돌멩이는 가득 차 있다

 

돌멩이는 보고 있다

우리의 밤이

꽃이었어 파도였어 나무가 태어나기 전

 

곤두서 있을 때

밥을 먹을 때

아침저녁으로 다른 하늘이 피어났을 때

 

버스 정류장에서 먼지 쌓인 의자처럼 앉아 있었다

순진하고 어리석었기 때문에

참 아름다운 날이다

 

내가 여기에 어떻게 온 거죠?

 

보이지 않는 건 잊히기 쉽다

어제는 당신 꿈을 꾸었다 당신 목 위에 무겁고 단단해서 내가 옮길 수 없는 계단이 뻗어 올라가고 있었다 구불구불한 시간이 휘청거려

우리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주소를 잊어버린 후 나는 당신의 책을 읽고 불태웠다

순진하고 어리석었기 때문에

유행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면서

내가 보이냐고 물었다

 

돌멩이가 되기를 선택한 건 매우 잘한 일이다

당신이 발로 걷어찬 데서 멀지 않은 곳에

내 머리통이 멈춰 있다

 

아무 일도 아닌 듯이 굴러다니고

입과 귀를 잃었다



ㅡ『Littor』(2018, 8-9월호)





 

kim1.jpg

 

2007세계의 문학등단

시집 시소의 감정』『양들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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