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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사생활 5/ 이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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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18-10-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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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사생활 5

   

    이성렬

 


  그 꽃이 어찌하여 땅 속에 피어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다만 지상에서 살 수 없어 흙에 묻힌

삶이, 대지의 어스름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였으리라 추정되었다

 

  보름달이 뜰 무렵 기진한 봉오리를 여는 꽃은 씨앗을 만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 또한 미루어 짐작할 뿐

 

  그 어느 풀벌레나 벌 나비도 사귀지 않고 눈을 감은 채 오래오래 기다렸다, 꽃술에 와 닿는 진동을 가는

 잎맥으로 감지하여 지상의 소식을 듣곤 하였다

 

  오랜 후 눈 멀고 귀 먹은 아이가 들판을 헤맨 끝에 찾아온 겨울 저녁, 얼음조각들은 아이의 발자국을

찾아와 투명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발걸음을 알아챈 꽃이 결사적으로 흙벽을 할퀴며 하룻밤 동안 지샌 뒤, 아이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윽고 꽃은 한 점 온기가 되어 죽고, 아이는 그 곁에 창백한 꽃으로 피어나, 다시 지하에서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 땅 속에서 피는 꽃이 제주에서 발견됨

  

-이성렬 시집『밀회』(황금알, 2013)에서


 

 

leesunlyul-140.jpg


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및 KAIST 졸업,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

2002서정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여행지에서 얻은 몇 개의 단서』 『비밀요원』 『밀회

산문집 겹눈

1회 시와경계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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