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일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25회 작성일 18-11-19 08:21본문
외딴섬
어느 순간 섬이 되어버린 어머니
혼자서는 아무데도 갈 수 없어
온종일 둥둥 떠 있는 외딴섬.
중풍으로 십여 년을 누워있으면
누구나 그렇게 될 거라고
돌아서 수군거리던 사람들
더 이상 건성 안부를 물어오거나
삐끔 다녀가 주던 발길도
시나브로 끊어져 고립중이다.
노인요양원 재활침대 위에
욕창방지용 엠보싱 깔판 위에
두 눈 그렁그렁
분명하게 살아있으나,
이미 이승을 떠난 사람인양
파리똥 앉은 흑백사진처럼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뿌옇게 바래지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한 점으로 멀어져 가는
둥둥 외딴섬엘
무덤에라도 다녀오듯
허리 구부정한 아버지만
자주 다녀오시곤 하셨다.
추천0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외딴섬같은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우신 시인님, 무어라 위로의 말씀 드릴까 묵묵한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