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 / 권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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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74회 작성일 15-07-08 13:40본문
접동새
權 煥
접동새가 운다 그러나 나는 어쩐지
새우는 소리같이 들이지 않었다
빈골 욱어진 숲속에서
외롭게 우는 접동새
할아버지는 正色하여 말슴하셨다
<不如歸 不如歸
歸屬道 歸屬道>
접동새는 꼭 이렇게 운다고
어머닌 그러나 自信있게 訂正하셨다
<계─집 죽고
자─식 죽고
계─집 죽고
자─식 죽고>
접동새는 틀림없이 이렇게 운다고
籃色하늘에 繡놓은 흰구름을
바라보는 내귀에는 그러나
發言도 正確하게 이렇게 들렸다
<故鄕이 그리워
바다이 보고싶어>
우리 세 사람은 그래서
저믄해 보리밭 언덕에서
붉고 푸르고 누런 세가지 空想의 나라를 제각기 지었다
權 煥(1903~?)
본명 景完, 경남 창원 출생. 경도대학 독문과 졸, 중외일보 조선일보 등 기자를 거쳐, 임화 안막과 더불어 카프의 중심인물의 하나로 활동, 전주사건에 연루되었으며, 시집에 《자화상》(1943), 《윤리》(1944), 《동결》(1946) 등이 있음.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
인간은 새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새는 오래전 잃어버린 영혼이기 때문이다. 바닥에서 한 자도 발자국을 떼어내지 못했던 인간은 몸을 버리면 혼은 새에게 의탁한다. 그래서 새소리를 잘 들으면 '아가야, 엄마야' 하는 소리도 들린다. 새소리는 듣기에 따라 다른 건 자명하다. 우리는 이방의 언어를 알아먹을 귀가 없다. 새가 가진 둥지란 혼이 잠시 머무는 주저흔 같은 것이다. 새는 상상으로 날아가지만, 상상은 오래 집을 가지지 않는다. 새가 새를 버리는 그때부터는 우주를 유랑하는 비익조가 되기로 하자. 접동이나 소쩍이 되기로 하자.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절망적으로, 좋다.
어제는 술이 나를 먹었는데 오늘은 내가 술을 먹어야겠다.
된장喝 젠장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