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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그네 /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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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95회 작성일 17-08-26 02:04

본문

나그네 / 김남조

 

내가 성냥 그어

낙엽더미에 불 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다가와서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하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이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 마음 충만하고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이대로 한 평생이어도

좋을 일이었다

 

# 감상

   아흔이 넘은 노시인의 시인지라 텍스트에 흐르는 이미지가 늦가을

   알밤 모양 단단하고도 웅숭깊다,

   시의 제목서부터 우러나는 느낌이 한생을 살아 낸 시인으로서 먼저

   보낸 남편과의 지나온 생들을 담담하게 화상하며 인생의 먼 여정을

   뒤돌아보고 곱씹는듯 하다,

   삭막하리만큼 단호함에서 華嚴이 얼마남지 않은 내공 깊은 노스님의

   독경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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