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사슴의 계절 / 이병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사슴의 계절 / 이병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0회 작성일 17-10-10 03:27

본문

물사슴의 계절 / 이병일

 

뿔은 늘 두개골 깊은 곳에 있어

뇌의 협곡은 건드리지 않고 머리통을 뚫고 자란다

 

희끗희끗하고 거무튀튀한 筍 속엔

더는 갈 곳 없는 몸의 분노들이 모여있다

침묵의 부스럼을 만드는 시간이 잠겨있다

 

그러나 단단하고 유연한 뿔은

죽음보다 높은 곳을 향해

수직의 고단함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자주 공중을 치받아 상처를 내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무 껍질을 긁어 뿔의 냄새를 숨기곤 했다

 

뿔은 까다로워지기 위해

톡톡 긋는 빗줄기의 감촉을 건드리기 위해

겁 없는 용기를 내비치지 않기 위해

아름다운 나뭇가지 冠을 뒤집어쓴다

 

오늘도 목숨의 깊이만큼 뿔은 들키고 싶지 않아

공중을 쥐고 높이높이 가지와 가지 사이에서

구름 빛으로 번져나간다

해와 달을 찌르고 새를 찔러 어둠을 부른다

 

그때 뿔에 끌리고 뿔에 밀리는 물사슴의 게절이 우거진다

 

* 이병일 :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2007년 <문학수첩> 시 당선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옆구리의 발견)

 

# 감상

   뿔은 초식동물에서 공격용이 아닌 육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무기로 생겨난 것이다

   청도 소싸움에서 보았듯이 황소의 뿔은 대단히 위용이 있고 정력과 박력,

   그리고 강인한 용맹의 대명사인데,

   시에서는 사슴의 뿔을 주제로 다정함, 유약함, 헤맑음 등 청순함의 이미지를

   조곤조곤 내세워 뿔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 아름다운 나뭇가지 관을 뒤집어쓴다

   - 해와 달을 찌르고 새를 찔러 어둠을 부른다

   청순한 사슴뿔의 이미지 轉移는 자연의 아름다운 理致를 맛보게 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9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1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2 11-07
37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11-06
37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11-06
37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11-06
37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11-05
37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11-05
37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1-04
37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11-04
37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11-04
37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11-03
37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11-02
37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11-02
37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11-02
37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1-02
37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11-02
37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2 10-31
37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10-31
37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10-31
37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0-30
37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0-30
36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10-29
36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10-29
36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0-29
36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0-29
36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0-28
36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10-28
36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10-28
36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0-28
36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10-28
36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10-28
36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0-27
36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10-27
36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10-27
36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0-27
36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0-27
36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0-26
36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0-26
36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10-26
36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10-26
36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0-25
36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10-25
36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10-25
36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0-25
36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10-25
36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10-25
36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10-24
36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10-24
36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10-24
36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0-24
36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10-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