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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날개 / 최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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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0회 작성일 17-11-09 05:31

본문

거미의 날개 / 최형심

 

날개옷은 뱃속에 있다. 투명한 그의 날개, 아무도 그가 공중에 떠있는 일을 비상이라 부르지 않는다,

새 날개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그의 비행은 썩어버린 기둥사이에 몸을 거는 것.

 

지난 밤 달은 잔뜩 알을 슬었다. 밤새 묵직해진 날개, 아침이 돋고 부화를 시작하는 이슬알, 그가 공중

에서 매단 날개에서 하루가 부화한다

 

꽁무니로 낳는 날개옷, 오늘도 처마 끝에 날개 한 벌을 내다건다. 올 하나를 풀자 바람이 끈적한 날개의

앞섶을 만지고 간 후, 햇살로 뼈대를 세우고 서풍을 팽팽히 당긴다, 개망초의 목을 잡고 시계 방향으로

몸을 푼다, 그가 길들인 허공의 날개 한 올을 기와에 얹어준다, 그럴 때면 풍경소리가, 출렁 튕겨나간다,

 

얇게 저며진 까치울음이 날개옷 사이를 빠져나가는 사이, 배를 날개에 바짝 붙이고 하늬바람에서 샛바람

으로 갈아탄다, 손박만 한 그의 비행, 지루한 한낮의 풍경 한 장,

 

들쥐가 쪼르르 달려가고, 앞질러가는 도둑고양이, 우거진 잡풀사이 허름한 발자국이 길 한 올 끌며 땅거미

를 몰고 온다. 켜켜이 접혔던 정적을 해집고 기울어진 문이 삐걱, 한때 그 집의 주인이었던 사내가 빈집에

들어선다. 순간, 집 한 채가 긴장한다

 

# 감상

   서사는 땅거미가 질 무렵 삐걱, 집 주인인 사내가 삽짝문을 열고 들어설 때까지 빈집의 공간에서 이루

   어지는 거미의 집짓는 장면을 둘러싼 사소한 일들을 화자가 발랄한 심상을 불어넣어 재미있게 엮는다

   거미는 뱃속에 찐덕하고 투명한 날개 옷을 품고 처마 끝에서 한 올 한 올 풀어가며 자기의 집을 짓는다

   햇살로 뼈대를 새우고 서풍을 팽팽히 당겨며 개망초의 목을 잡고 시계 방향으로 몸을 풀며 기와에 얹으

   면 풍경소리 땡그렁 튕겨나가고, 까치 울음이 빠져나가고, 들쥐가 쪼르르 달려가고, 도둑고양이 앞지르

   는등, 인간이 없는 세상의 순수함이 리얼하게 전개되는데, 사내가 쌉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름답던

   그 순수성은 사라지고 혼탁만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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