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 /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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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18-04-10 03:43본문
소금창고 / 이문재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던 갈대 마른 꽃들
역광을 받아 한 번 더 피어 있다
눈부시다
소금창고가 있던 곳
오후 세시의 햇빛이 갯벌 위에
수은처럼 굴러다닌다
북북서진하는 기러기 떼들 세어보는데
젖은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엣날은 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다
# 감상
화자는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 소금창고가 있던
염전을 바라보면서
시린 바람이 엣노래를 떠오르게 하고, 마른 갈대꽃이 역광 속
에서 소금처럼 빛나고, 오후 세시의 햇빛이 수은처럼 굴러 다
닌다는 등
앞에 놓인 풍경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멀지
않은 옛날이 필림처럼 다가오면서 옛날은 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다 라고, 슬그머니 인생의 허무를 느끼게
되는데, 요즘 나이 40이라 40은 不惑인데 글쎄, 인생의 허무를
느끼기에는 좀 이르지 않을까? 그래도 70 즉 從心은 되어야 3년
묵은 진 간장 같은 맛이 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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