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포도주 / 김진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붉은 포도주 / 김진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2회 작성일 18-05-09 03:53

본문

붉은 포도주 / 김진수

 

바이올렛 향이 난다.

내 추깃물에서,

노을이 된 내 혀에서,

지롱드 강을 짜내고 푸르른 들판을 걸러낸다. 내 피는

보르도, 백악기 공룡의 화석에서 숙성된 비명이다.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다가

바람을 흡입한 나는 바람의 알갱이.

번지는 바람의 피는 참나무 숲을 물들인다,

어두 컴컴한 호수, 바닥에는 먼 시간을 여행해 온,

나이테들이 얄팍해진 해를 끄집어내어 얇게 저민다.

발가락 사이에서 빠져나온 까마귀의 부리,

들판을 얽어맨 내 혈관을 쫀다.

어둠에 촉을 꽂는 한 줄기 빛,

기도와 만종소리를 끌고 노을을 지우듯 쓸고 간다,

'신의 물방울' 탐하고 취하고 갇힌다.

고향, 나는 서서히

햇살을 풍미와 바람의 향기, 땅이 빛깔이 되어가고

 

검은 체리의 맛이 묵직하다.

내가 죽은, 죽어 내가 산

피를 남기고 간다. 내 피는

날카로운 향기와 매혹적인 색깔로 너의 입술을 녹여 낼 수 있을 지라도,

가슴을 태우고 빠져나가는

촛불에 맺히는 한 방울, 그윽한 눈빛이 된다.

노을을 접어 날린다.

이 잔 저 잔 옮겨 다니는,

해의 끝자락을 문 까마귀, 숲에 내려 앉아 다시 짐을 꾸린다.

나는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브랜딩 하지마세요.

싫어요, 나는 나예요

어둠에 갇힌 노래로 습하고 눅눅한 시간 속을 걷는다

나를 찾아서,

 

# 감상

화자는 2016년 <시와 세계> 신인상 당선자로서 본 시를 통해서 프랑스 특유의 에술과

낭만을 우리 풍을 곁들여 멋들어지게 전개하고 있다

시는 압축 보다는 함축성이 있어야 하고 추측 가능한 모호성과 미적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고 하는데 본 시에서 이를 느껴 볼 수 있다

나는 붉은 포도주 프랑스 지롱드강을 배경으로 태어났다

푸른 들판과 보르도, 백악기 공룡 화석에서 숙성된 한 줄기 짜릿한 비명이다

나는 참나무 숲을 물들인 바람의 자식, 어두컴컴한 호수, 까마귀 부리, 먼 시간을 여행해

온 나이테, 어둠에 촉을 꽂는 불빛등은 나의 즐거운 변신이다

밀레의 저녁종 풍경이 기도와 만종의 종소리를 이끌고 노을을 지우듯 한 줄기 빛을 꽂는다

나를 상품화 하지 마세요, 나를 그냥 찬양하세요, 나를 그냥 즐기세요, 그져 지구 곳곳을

여행하며 나를 뽑내고 싶을 뿐이예요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31
3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3-31
39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3-31
39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3-30
39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30
39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29
39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29
39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3-29
3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8
39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28
39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3-28
3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3-27
3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3-27
39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3-26
39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3-26
38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3-25
38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3-25
38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3-24
38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3-24
38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23
38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3-23
38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3-23
38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3-23
3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3-23
38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20
38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3-20
38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20
38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3-18
3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3-18
38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3-18
38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3-17
38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16
38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6
38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6
38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3-15
38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5
38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4
38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14
38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4
38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14
38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3-13
38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3-13
38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13
3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3-12
38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3-12
38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3-12
38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3-11
38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3-11
38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3-11
38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3-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