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기억 / 김미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소리의 기억 / 김미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3회 작성일 18-10-01 23:46

본문

소리의 기억 / 김미영

 

 

 

 

     해거름에 귀가하는 나를 보고 엄니가,

     “우째, 해도 안즉 안 넘어갔구만 집엘 다 들오냐?”

 

     엉금엉금 기어 들어가던

     내 눈치를 슬슬 보시던 엄니가 다시

     “우째, 어디 아푼가베? 쯔쯔~”

 

     대답 없는 내 뒤통수에다 대고 엄니는 다시

     “그케~ 밤을 낮 삼아 다니더만 그럴래라~!”

     몸뚱아리는 성할 때 애끼야 되는기라~쯔쯔

 

     독하게 뜨거웠던 볕 몸살로

     게걸음 걷는 날은

     이순耳順 건너와도 속절없이 아리는

     엄니의 혀 차는 소리

 

 

 

鵲巢感想文

     어머님 생각이 물씬 나는 한 수다. 시인은 이순耳順이 지난 시점에도 어머님 목소리가 간절하다.

     詩는 총 4연이다. 어찌 보면 어머님 기억과 우리의 인생을 축약한 느낌마저 든다. 한 해 4계가 있듯이 즉, 유년시절과 청년시절 장년이 있으면 노년이 있다.

     젊은 날은 인생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해가 졌는지도 모르고 보낸 시간이 있었다. 사회의 갖은 때를 먹으며 엉금엉금 기며 생활했던 장년의 세월도 있었다.

     이제는 그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립기만 하다. 1연과 3연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젊은 날에 보냈던 시간과 장년의 세월에서 어머니를 그린 그 순간은 어머니께서도 보냈던 세월에 걱정하는 자식 마음이 묻어나 있다.

     독하게 뜨거웠던 볕 몸살로 게걸음 걷는 날, 이제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며 따라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속절없이 어머니의 그 목소리는 왜 그리 그리운 것인가!

     삶에 대한 책임이 아니었을까! 나는 독하게 뜨거웠던 볕 몸살로 이 시기를 보낸다. 정말이지 좀 더 독하게 살라는 충고처럼 읽었다.

 

     합평 때다. *대 선생께서 좋은 한 편을 소개했다. 물론 위 를 읽고 떠오른 마당에 소개하셨다.

 

 

     아배 생각 / 안상학

 

 

     빤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 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 오늘 외박하나?

     -아뇨, 오늘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발로 받쳐 선 체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데가노?

     -... 바람 좀 쇠려고요.

     -, 집에는 바람이 안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참 정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그러면서도 익살스럽다 못해 서글프고 왜! 그리도 먹먹한지 말이다. 끈긴 듯 잇는 듯 있는 듯 없는 듯 그 마음 말이다. 수묵화 한 점 보듯 부자간의 마음을 보았다.

 

     조선 후기 화가 이인상(李麟祥1710~1760)의 말이다. 막빈어무식莫貧於無識 막천어무골莫賤於無骨이라 했다. 식견이 없는 것보다 가난한 것은 없고 뼈가 없는 것보다 천한 것은 없다는 말이다. 는 처소격으로 쓰일 때가 많으나 비교격으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후자다. 그림에도 뼈가 있고 글에도 뼈가 있다. 그러니 . 식견이란 무엇인가? 학식과 견문이다. 배워서 얻는 것도 있지만, 보고 들으며 얻는 것도 있다. 가난은 ()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식견 없음을 말한다. 사람이 나고 어찌 살아야 할지 분명하게 얘기한다.

     오늘 모임 정말 뜻깊은 자리였다.

 

=============================

     김미영 경산문인협회 및 빛그림 동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10-19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10-14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0-06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0-05
411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10-04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1 10-02
41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9-21
41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9-17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9-15
41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9-13
41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9-09
41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9-09
41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9-09
41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09
41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9-09
409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9-08
40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9-07
40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9-07
40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8-31
4095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8-27
40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8-24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8-17
40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8-10
40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8-08
4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08-04
40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8-01
40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7-27
4087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7-23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7-20
40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7-13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7-07
4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7-06
40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7-01
40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7-01
40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6-29
40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6-28
40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6-28
40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06-27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6-27
40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6
40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6-26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5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6-25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23
40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6-23
4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 06-22
4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20
40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20
40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6-19
40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6-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