蛩공 / 李中이중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蛩공 / 李中이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4회 작성일 18-10-29 13:27

본문

/ 李中이중

 

 

 

 

     月冷莎庭夜已深 白蟲聲外有淸音

     詩情正苦無眠處 愧爾階前相伴吟

     월랭사정야이심 백충성외유청음

     시정정고무면처 괴이계전상반음

 

 

     달빛이 차고 뜰아래 밤은 이미 깊은데

     여러 벌레 소리 그 밖의 맑음 소리까지

     시상을 다지느라 잠 못 드니

     섬돌 앞에 앉아 너를 보기가 부끄럽다만 이리 반겨주어 읊고 있구나

 

 

     사정莎庭은 모래가 곱게 깔린 마당이다. 솔직히 사정이라고 쓰면 사정沙庭이라 써야 맞을 것 같지만 사정莎庭으로 썼다. 는 비비다는 뜻인데 뒤 가 정원이니 풀도 있고 모래까지 깔린 마당이겠다. 요즘은 이러한 마당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촌이나 전원주택지도 시멘트 바닥이거나 잔디를 깔아놓으니까 말이다. 아주 오래된 절간에 가면 이러한 마당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한날 경산 은혜사라고 있는데 굵은 모래가 곱게 깔린 사정이었다. 절간 섬돌도 흙으로 다진 것이어서 빗물에 깎긴 세월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백충白蟲은 백가지 벌레다. 여러 종류의 갖가지 벌레로 보면 좋겠다. 그 벌레도 이 가을에 맑고 깨끗한 음으로 삶을 노래한다. 그러니 시인도 잠 못 드는 밤, 시를 다지는 마음을 애써 표현했다.

     괴이愧爾는 너 보기가 부끄럽다는 말이다. 는 이인칭 대명사다. 여기서는 백충白蟲중에서도 귀뚜라미를 가리킨다. 시제가 공이다.

     이렇게 자연을 벗 삼아 한낱 벌레에 불과한 귀뚜라미도 저렇게 곡조를 읊는데 하물며 인간으로서 그와 짝하며 시를 짓는 마음은 있어야겠다. 가을이 무척 짧다. 미물도 무심하게 보내지 않는 이 가을이다.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겠다.

 

 

     여름 땡볕 맹렬하던 노래

     늦은 홍수지고

     노랗게 야윈 상수리 잎 사이

     맴맴맴맴맘맘맘밈밈몸믐-

     사그라든다

     땅속 십 년을 견디고

     딱 보름쯤 암컷을 부르다가

     아무 화답이 없자

     아무 미련이 없자

     툭 몸을 떨구는 수매미 한 마리

 

     새야 사람아 찬 냇물아

     지지솔솔

     씽씽짹짹

     이제 너희가 지저귈 차례다.

 

                                                                              -최영철 매미全文-

 

 

     시는 풍경처럼 존재한다. 의미를 집약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물의 정황을 보면서 혹은 그 사물에 마음을 얹는 것이어야 한다.

     이중의 공에서 찬 달빛과 뜰과 섬돌 여러 벌레와 그 울음소리는 풍경처럼 존재하지만 작가의 마음을 그냥 없인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사물 하나하나가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시인 최영철의 매미를 보아도 그렇다. 한낱 미물인 매미도 땅속 십 년을 보내고 딱 보름쯤 암컷을 부르는 소리, 생명의 몸짓이다. 삶을 향한 노력과 충실이다. 그 결과가 어떠하든 본연의 의무는 있어야겠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8 1 07-07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3-22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3-18
41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3-15
4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3-14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3-08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3-03
41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 02-18
4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2-16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2-11
41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02-04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2-03
4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1-29
41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3 01-28
4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1-26
41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1-25
41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1 01-22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2 01-20
4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1-19
41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1-14
41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1-08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 01-03
41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12-24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12-22
41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2-21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12-07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12-03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1-30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11-23
41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 11-18
41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11-17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1-16
41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11-15
412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11-14
412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 11-11
41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1-10
412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11-06
411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1-03
41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2 10-31
41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2 10-28
41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10-23
41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10-19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10-14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0-06
411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10-05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10-04
41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 10-02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9-21
41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9-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