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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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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4회 작성일 18-11-03 15:31

본문

콘크리트 / 이기성

 

 

 

 

     장미덩굴의 정원을 가꾸다가 그는 중얼거린다. 그렇지 나는 시인이야. 오후의 푸른 자갈을 골라 담장 밖으로 던지다가, 시인은 시를 써야지. 비극적인 드라마에 침을 흘리다가 차를 마시다가 책을 읽다가 하품을 하다가 붉은 벽돌을 증오하다가 결국은 등뼈가 굽어지다가, 시를 써야지, 장미 가시에 찔려 눈물을 흘리지는 말고 오래된 시인처럼 눈 위에다 기침*을 하지는 말고, 시를......콘크리트가 굳어간다. 검은 글자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놓고 그는 담배를 피우는 중이다. 콘크리트처럼 두려움에 가득 차서 그것을 본다.

 

 

 

鵲巢感想文

     콘크리트와 장미는 대조적對照的이다. 하나는 생물적이고 유순柔順한데가 있는 반면 하나는 固定不變的이다. 에서 쓰이는 역할도 하나는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데가 있는 반면 하나는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다.

     詩를 쓰는 행위는 마치 장미 덩굴의 정원을 가꾸는 것과 유사하다. 결국 자기가 가꾼 장미의 가시에 찔려 눈물을 흘릴 수도 있지만 시인은 시를 써야겠다는 마음은 콘크리트처럼 固定不變的인 마음을 가진다.

     그러나 詩人의 역할은 를 써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지키지 못할까 하는 어떤 두려움 속에 콘크리트와 같은 강박 관념도 알게 모르게 느낄 수 있는 시다.

     詩를 그렇게 어렵게 쓸 필요가 있을까? 생활에 충실함은 그것이 시다. 시대가 많이 좋아졌다. 직접 쓴 글()을 어디든 공개하며 공유하는 마당은 우리의 선대 시인에 비하면 그 활동 폭이 다양하며 꽤 넓다.

     중요한 것은 콘크리트처럼 굳어가는 마음이다. 일기처럼 아니면 일기를 쓰더라도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나에 대한 사랑이며 최소한의 예우禮遇겠다.

     적습양덕積習養德이라는 말이 있다. 순자의 말이다. 배우지 않으면 사람의 도리를 알지 못한다. 人生不學不知道. 무엇을 적는다는 것은 무엇을 알지 못하면 행할 수 없는 일이다.

     사는 동안은 하루가 매일 신선하게 우리 앞에 놓인다. 이 하루를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비록 종이처럼 구기는 날이 있다 하지만 또 반듯한 논문은 아니더라도 그나마 볼만한 카피 같은 날도 있으니 쓸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있어야겠다.

 

============================

     이기성 1998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타일의 모든 것』『채식주의자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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