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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두 번째 이름을 주세요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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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회 작성일 22-09-28 20:31

본문

저에게 두 번째 이름을 주세요

=이재훈

 

 

    동네입니다. 박사들과 의사들은 도처에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봅니다. 병든 자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불행은 뿌리가 없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합니다. 온몸에 열이 납니다. 불안이 거리를 뒤덮습니다. 꿈의 뜻은 구원입니다. 털이 없는 옷을 입는 겨울입니다. 고기가 없는 음식을 먹습니다. 소용없는 일입니다. 세상이 죄를 지어 만든 역병입니다. 물속에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다르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신들은 모두 멀리 있습니다. 배가 부른데도 자꾸 먹습니다. 친구들은 하나둘씩 멀어집니다. 밤을 무서워했어요. 뒷마당을 무서워했지요. 이해할 수 없는 슬픔도 있습니다. 가장 나쁜 운명도 있듯이. 오랫동안 갇혀 있습니다.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을까요. 목이 마릅니다.

 

   鵲巢感想文

    시제 저에게 두 번째 이름을 달라는 얘기는 시 하나에서 파생되는 또 하나의 시 즉 엄마의 역할로 다가가고 싶은 심정을 그렸다. 그러나 시의 인식과 부재라면 여기선 부재의 상황 묘사만 이룬 시 한 수다.

    가령, 동네이니까 멀리 가보지도 못한, 시인은 없고 박사와 의사만 곳곳 있으며 이름을 불러보아도 시에 가까운 자는 없고 곳곳 정신병자처럼 다녀간 사람만 많다. 불행은 뿌리가 없고 시 근방에 닿지도 않았으니까, 바이러스만 창궐한다. 그냥 시 한 수에 앓다가 가버리는 족속, 저기 저 시 읽는 방식에 온몸 열이 나듯 화끈거리다가 너와 나의 거리는 불안만 더 키웠다.

    털이 없는 옷을 입는 겨울, 춥기만 춥다. 시를 설명하거나 이해력의 은유적 표현의 그 털이 좀 있으면 따뜻할 텐데 고기가 없는 음식을 먹으니 초식은 확실하고 소용없는 일로 소통은 제로다. 다만, 세상 죄지어 만든 역병처럼 시는 돌고 있다가 물속, 이쪽 흐름에 시동처럼 닿는 것들에 위안으로 삼고 다른 삶을 마련하지만 신은 모두 멀리 있다.

    저기 저 이해력 부족을 엄청나게 먹었다만 자꾸만 보는 북극 아이들, 그나마 친구들은 하나둘씩 멀어져 가고 깜깜한 저 극에 무섭기만 해서 내 뒷마당조차 어떻게 되었는지 내심 두렵다.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이 고이고 가장 나쁜 운명은 역시 부재, 그냥 닫혀 버리는 시집 한 권이 아닐까 새로운 이름처럼 인식의 터널 끝에 선다면 목 촉촉 젖을 듯도 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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