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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슈퍼 문 /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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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961회 작성일 15-07-10 10:45

본문

시체 위에는 고추밭과 수박밭이 있었는데 개는 안 짖었습니까,

손과 발이 이유 없이 고개를 돌릴 때 달이 떠올랐다 하반신이 날씬한 에볼라가 검은 대륙을 껴안을 때 달이 떠올랐다,

합삭이 될 때까지 지속되는 혼돈,

위성 같은 연인들이 바이러스를 퍼트릴 때 달이 떠올랐다 사람의 옷을 입은 늑대들이 말라붙은 대지의 젖가슴을 빨 때 달이 떠올랐다

별이 반짝이는 저쪽에서 달은 무슨 의미입니까, 의미와 무의미 사이

지구의 무릎 안쪽으로 커다란 자지가 들어왔다 초록의, 눈부신 음부를 향해 지구의 흉곽이 부풀었다,

삭망이 될 때까지 지속되는 폭력,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밤 달이 떠올랐다 다른 위성을 지닌 것처럼 포기할 수 없는 달빛이 차올랐다

주기적인 바닷물처럼 다음 생은 약속치 말자,

우리는 개처럼 윙크했다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 가득 절망의 발바닥 같은 밀물이 출렁거렸다

* 생각
 지구 그림자에 의해서 슈퍼달이 조각달 될 때까지 월식 과정을 어떤 혼돈과 폭력으로
묘사 하는것 같기도 한데?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은(x)
강영은(0)입니다.
젖가숨도 오타 같습니다.




마고(麻姑)의 항아리

                강영은
 

    왕벚나무 서어나무 붉가시나무 숲이 멀어지면 냉대림이다 자라면서 햇빛을 그리워한 냉대림의 얼굴에선 오래 묵은 물비린내가 난다 아랫마을 상머슴이던 곰보아재처럼 고채목이며 구상나무며 숲의 쓸쓸한 그늘은 넓어지면서 애기고사리 같은 수염이 난다

  산등성이에 쫓겨 산사람이 된 이야기, 두 눈에 불을 밝힌 도깨비가 되었다는 이야기, 밤이면 낫을 쥐고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갔다는 이야기, 그중에서도 사슴을 쏘려다가 하늘의 배를 쏘아버린 이야기에 이르면 활시위처럼 난대와 초원과 활엽수림을 지나온 탁월풍(卓越風)의 머리카락이 센다

  옅은 먹의 점선으로 처리된 비가 산정에서 흩어진다 벽랑국의 공주와도 같은 눈이 파란 어릴 적 동무며 별이 돋는 하늘은 보이지 않는다 보일 듯 말 듯, 물위를 지나가는 흰 사슴과 신선, 끊어질듯 이어질듯, 깎아지른 골짜기와 푸른 계곡이 평포된 눈가에 무슨 얇은 조각이 반짝일 때면 산정은 이렇듯 문고리에 거는 쇠처럼 낡아진다

  두무악(頭無嶽)에 서서 은하수를 잡아당기면 노인성(老人星)이 끌려온다 장수(長壽)한다는 별을 본 그 밤, 별의 방향이 서쪽으로 조금 기울었는지 아버지와 곰보아재는 안개비 너머 돌무덤 속으로 돌아갔다 그리운 얼굴들이 무릎 아래 죄다 모인다는 돌무덤, 누가 다녀갔는지 이쪽을 바라보는 노루 눈알이 먼다

  귀신이 발목을 잡아당긴다는 백록담에서 마고*의 항아리를 본다 물이 출렁거리는 솥단지, 수천수만 개의 별빛이 쏟아져도 고인 물이 무쇠처럼 뜨거워지지 않는 연유가 벌써 내 속에 들어온다 귀를 열면 청적색(淸笛色)의 바람, 맑은 피리 같은 바람 하나 들고 등에 지고 온 바닷가 마을은 멀다.

 

  * 마고(麻姑) : 한라산을 베고 누워 한 다리는 서해에, 또 한 다리는 동해에 두고 손으로 땅을 훑어 산과 강을 만들었다고 한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체 위에는 고추밭과 수박밭이 있었는데 개는 안 짖었습니까,

시적 모티브는 세월호 (유병언) 얘기 아닌가 싶은 .... 데요.

잘 읽고 (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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