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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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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94회 작성일 21-03-26 06:15

본문


빈소 嚬笑

      활연




  거미 내려와 반쪽 하늘 어귀에 물린 가슴께를 묶는다

  흰 달팽이를 재우며 듣던 구전동화는 불 꺼진 방이 무섭다

  기름 먹인 종이 위로 유년이 수은을 흘리면 무늬 엷은 구름을 그린다

  형은 물거울 흔드는 풍경을 살다 갔을 뿐 고딕체 몇 토막을 버린다

  양철지붕 한 조각 물고 날아가는 새들에게 조금은 비린 은유를 깃털에 묻혀준다

  철망 둘레가 전부인 한 올 숨 저녁 한 끼 구하려고 수돗가에 부린다

  무람없이 모가지 꺾고 철삿줄로 멱을 둘둘 감으면 목이 긴 겨울이 파르르 떤다

  피를 헹군 문장을 등이 무거운 고래로 이첩한 생은 어떻게 울어야 하나

  물그림자 구근에 눈시울이 생긴다





댓글목록

한려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려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하고 갑니다
아름다운 꽃이 지천인 천국같은 지금
행복한 나날 보내시기 바람니다
건강하시고요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코끼리 만지는 격으로
더듬거리게 합니다.
바로 눈을 뜨고 이 시문들을 관통해서
다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어루만지는  수준이니
아쉬움이 더해갑니다.
이 느낌 하나로 상상을 할 뿐입니다.

활연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마다 함부로 읽을수 없는 문장들
행 하나가 한편의 시처럼 느낌니다.

한올 한올 꼽씹으니
진미채처럼 달달한 맛을 우립니다

몇번을 읽으며 시적화자의 문의지경 그 높이와 깊이에
풍덩 빠졌다 갑니다

1활연1님의 댓글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분들 고맙습니다.
꽃길이 절정입니다. 주말에 꽃폭탄 맞으시길 바랍니다.
남겨주신 말들 잘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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