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의 노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62회 작성일 21-11-11 11:04본문
목요일 아침의 노래 / 백록
간밤에 잃어버린 흰 소를 찾아 헤매던 눈꺼풀이 새벽을 여는 순간
첫눈 수북이 품었을 백록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산정을 점령한 구름의 군단들이 시야를 덮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제 수요일부터 펑펑 내렸다는데
은하의 전설에서 내려온 하얀 사슴들 희끗희끗 날뛰었다는데
몽마르트르 언덕 같은 사라봉에 올라 늙은 모가지를 목마른 노루처럼 길게 빼고 까치발을 들고 내친김
에 목마를 타고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먼 산은 물론 가까이 오름들까지 온통 회색투성입니다
입동立冬에 얼어버린 입 투덜거리며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 흐드러진 낙엽들조차 투덜투덜 밟힙니다
사이사이 이런저런 나목들마저 투덜투덜 읽힙니다
그 길목으로 애기동백 꽃봉오리로
핏빛 눈물 몽글몽글 맺혔습니다
지난날 무자비한 시간들을 소환하는 순간
울컥울컥 목이 메입니다
살기에 쫓기던 허기의 족적들
허기를 쫓던 살기의 족적들
얼핏 설핏 스칩니다
그나저나 이 불길한 흔적들
혹, 불타는 금요일이면 사라질까요
해 뜨는 내일이면 지워질까요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에 눈내리는 풍경을 소담스럽게 전하셨습니다.
금욜엔 안개 거치고 백옥의 정상이 펼쳐질듯 합니다.
내 안에는 목요일 아침의 노래가 에너지 3+ 입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일은 금요일인데 오떤 에너지를 품으시려는지 사못 기대됩니다. ㅎㅎ
늘 변함없는 마음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준 높은 내용을 읽을 때마다 많은 노력과 자료를
준비한듯 합니다
그래서 깊은 것을 깨우치며 배우고 갑니다
변함없이 향토 적인 시가 감사와 감동으로,
그리고 앞으로 계속 건강 하시고 많은 창작을 기원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이쿠, 오랜만이군요
이젠 농사에 푹 빠지셨나 봅니다
제게 익숙한 곳도 제대로 모르는데 어디엣것을 쓰겠나이까
고르다보면 천지가 자료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달래강님의 댓글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마다 제주도의 다른 모습, 시인님을 통해
눈에 선히 떠오릅니다.
동백꽃 몽우리가 맺혔나요?
추워지면 빨갛게 수줍은 아가씨처럼 피겠습니다.
담백하고 사유 깊은 시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젊은 날 15년 이상을 객지를 떠돌다 돌아와보니 고량이 오히려 어색해지고 잊혀진 것들도 하도 많아
그것들을 도로 꺼내 어렴풋이나마 복기해보는 작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