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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33회 작성일 22-03-16 09:08본문
묵상默想 / 백록
봄이 봄 같잖아서
말도 말 같잖아서
時局 또한 분국 같아서
삶이 마치 죽음 같아서
詩 역시 시답잖아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나
나 오늘
잔뜩 웅크린 그대와 함께
침묵하노라!
......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묵상默想 2 / 백록
말이 많은 나
늘 욕을 먹었지
그럼에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
간혹, 꿀로 혀를 달랬지
그것도 모자라면 묵으로 이를 달랬지
다시 심심해지고 말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면
내 딴엔 수행이랍시고 방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먹을 갈고 붓질을 했지
말씨 대신 글씨를 씨불이며 횡설수설의 낙서를 갈기다
언뜻 떠올린 허기가 목구멍을 부추길 때쯤이면
중얼거리는 어근을 붙들고 술잔을 기울였지
이윽고 잠꼬대를 즐겼지
허구한 날 고장난 시간 속을 헤매다 보니
도무지 측정이 불가한
잠시 후면
늘 그랬듯
몽롱한 가운데를 후려치는
비구니의 죽비소리
정신 차리라는 다그침으로
귀청을 울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