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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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17회 작성일 22-04-07 22:40본문
황혼
하늘시
새치가 애교를 부릴 때
꽃볼에 키스를 했습니다
쭈욱 끌어 안은 모가지 핏대는 흡입하는 숨결에
향기를 빼앗겨
바람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뒷덜미에서
샴푸 냄새가 날 때
커피잔이 립스틱을 훔쳤습니다
각설탕의 안색이 뜨거워
노을 한잔에 낮달이 스러집니다
도도한 꽃잎위에 허리를 굽힌 무릎은
겸손하게 고개숙인
햇살의 정수리에 흰 머리를 뽑아 줍니다
풀꽃의 새끼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
바람은 뼈의 소리를 청취하는 친구입니다
숙성 된 시간의 정원에서
너라는 꽃이 기억을 허물 때
커피로 머리를 감은 나의 꽃말은
마지막 향기로 남을 그리움입니다
밥 알갱이가 목구멍의 삶을 으깰 때
사랑의 넋에도 혼죽이 끓었지만
두툼해 진 약봉지가 식탁을
물 말아 먹을 때
움켜 쥐고 있었던 생의 호흡에 먼지가 차 올라
손 편지는 지문이 지워졌습니다
현관의 비밀번호에 박꽃이 피어 날 때
윤기 잃은 시신경에 안개꽃 한다발
꽁 꽁 묶인 기억들 까맣게 떨어져
우두커니로 서 있습니다
꽃이라고 쓰고
나이라고 읽습니다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라고 읽고
'고백'이라 풀어 봅니다
또한 ,
시인 자신의 현실 내지 어둠(?)을
때로는 꿈꾸듯이 , 혹은 처연한 언어로
황혼을 빌어 고백하고 있음은
평가받을만 하다고
믿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이 예쁘진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말과 같다고 하더군요
화원에 들러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며
멀지 않을 현실(?)을 조명하며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성적인 시적인 언어를 담금질이
언제나 눈부시고 있어
읽을수록 깊이 빨려들고 맙니다.
마지막 행의 반전의 미학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성적인 힐링님이 읽어 주시니
더 감사하네요
남은 봄도 눈부시게 환해지세요^^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돈을 와중에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魔의 역량에 물리고 있습니다
영험의 위세를 과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 달아 주시고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건강과 건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