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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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01-22 14:59본문
예쁘다
벌써 며칠째인가
나무 밑에 가부좌를 튼 인간이 먹지도 않고
두 손을 모은 체 눈 감고 있다.
밥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짜증 나고
잠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다리가 저리고
보이지 않으면 무서워 금세 눈을 뜨기 마련인데
대단하다 저 인간.
오호라
거미줄에 통통한 애벌레가 걸렸다
숙성시켜 더 맛있게 먹어야겠다
거미줄에 엉켜 발버둥 치는 애벌레를 둘둘 말아
최적의 장소에 걸어두고 날짜를 적어둔다.
며칠을 이해하려 노력해 봤지만, 화부터 난다
쳐다보고 있으면 따분해 하품이 나오고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저러고 있나 싶어
불쌍해 보인다 저 인간.
아! 참 애벌레를 깜빡했다
거미줄로 꽁꽁 싸매 숙성시킨 애벌레를
상처 하나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풀기 위해
밥 먹는 것도 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온 정신을 집중해서 한 올씩 풀어헤친다.
자, 이제 마지막이다
이 매듭만 풀면 길고 길었던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왠지 저 인간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에 이럴 수가
애벌레는 어디로 가고 나비가 날개를 펄럭인다
두 손을 모으듯 날개를 접고 눈 맞추고는
하늘로 훨훨 날아간다.
예쁘다 저 나비
예쁘다 저 사람의 미소.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충의 성장이라는 순례를 통해 나비로 탈태 하는 과정을 노래하신 걸로 이해해도 될까요?
죄송합니다 제가 둔해서.
어찌 되었든 애벌레가 나비가 된 것은 자연의 기적이지요. 감사합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의도는 나무 밑에서 가부좌 튼 사람은 부처. 부처를 관찰하는 거미는 중생(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은 깨달음. 이렇습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게 많이 서툽니다 ^^.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만물박사님의 댓글
만물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보고갑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