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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모든 것을 보이게 해야 할 때가 되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60회 작성일 24-01-31 16:34

본문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보이게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보이게 해야 할 때가 되었다
보이지 않게 해도 손이 알아서 갔고, 눈은
한 눈을 팔아도 되었었다
발이 알아서 갈 때는 손 따로 눈 따로
척척이던 때는 이미 지났다
손이 어둡기 시작하고부터 눈이 어두워지는
그러고 보면 손이 먼저 어두워졌다
손에 의지했던 눈은 이제야 정신이 드는지 눈
부릅떠보지만 더듬더듬 거리는 눈이었고 전혀
상관없는 귀는 아직 멀쩡하다
내일은 월요일,
또 무얼 보이게 해야 하나
또 무얼 보지 못해 두고 가야 하나
전에는 내가 알아서 데리고 가야 할 것들이
이제는 나를 데리고 가야 할 판,
마음은 나서 보이고 싶은데 발이 없다
눈이 정신을 차려 손을 데리고
중요한 서류 봉투를 아예,
출근할 신발 안에 꾹꾹 넣어둔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를 읽고 저의 몸과 가슴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서 오동작을 종종 일으키는 저를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나님 반갑습니다
세월이 쌓일수록 머리와 가슴이 다른 방향을
향할 때가 있지요
보여서 불편한 것들이 보이지 않아서 편할 때도 있고
내가 나를 잘 다스리는 길만이 모든 것을
보이게 하는 길일 것 같습니다

고나plm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즘, 여기저기 꽃을 심어 놓듯 좋은 시 올려 주시니, 시마을 창방이 환해 지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잠잠하던 시인님들도 깨어나듯 하구요
어디든 견인차 역할자는 필요하지요^^
언제나 건필하시길요~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는 안 물고 오고 잘 영근 박을 달고 오셨군.
오랜만입니다. 맘따로 몸따로 따로노는 세월을 살다보니 류시인님의 글이 보약같습니다.
동절기 잘 보내고 계신지?
암튼 무소식이 희소식이죠?
봄엔 꼭 한번 봅시다.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고 있읍니다
무엇보다 시인님께서 이렇듯 건강하시어 왕성한 시작을 하시니 보기 좋습니다
저도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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