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졸라, 망각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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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3-27 01:25본문
피아졸라, 망각을 읽으며
시를 쓰고 싶었지만 좀처럼 오지 않았다
막차처럼
떠나간 애인처럼
습관처럼 뒤돌아보는 시선에 불쑥 화가 났다
세월은 길바닥에 침을 뱉고 누렇게 말라버린 자국들
애인을 찾아 술집을 전전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실패한 사랑놀이가 찢긴 심장에 낙인처럼
화인을 남긴다
슬픔을 만지면 비구와 수녀가 서로 마주 보며 합장하듯 걸어온다
놀이는 여전히 바깥을 서성이는 돌풍이었다, 경전이었다
주둥이만 끔벅거리는 황금색 금붕어처럼
부서진 어항의 유리조각처럼
온몸 구석구석 펄떡거리며 유령처럼 번져가는 투명함,
더 이상 만질 수도
바라볼 수도 없는
떠나가버린 애인처럼
증발한 세월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 물, 물,
일몰로 쏟아지는 어스름이 모래알처럼 두 눈을 찌르고
옷섶을 파고든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잊혀진 것은 이미 잊혀졌기에
살면서 기억해 내지 못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피아졸라를 떠올리며
눈을 통해 고막을 울린 시인님의 시를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족한 글,
좋게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