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6회 작성일 24-03-31 09:30본문
기도
내가 응달이었을 때
한줄기 빛이 심장을 관통하길
내가 응달이었을 때
승냥이 떼처럼 몰려온 먹구름들
충혈된 내 눈알을 뽑아내고
소나기는 등줄기를 파내고 심장에 고랑을 만들었다
내가 응달을 외면하고 발버둥 칠 때마다
생의 통장엔 마이너스 잔고가 주름살처럼 늘어났다
허기진 꼬시래기가 제 살을 뜯어먹듯
불 꺼진 아궁이에 쪼그려 희나리를 불태웠다
매캐한 연기가 온몸을 삼키고 아가미를 펄떡거린다
조여 오는 올가미의 열손가락이 내 목덜미를 움켜쥐자
꺼져가는 불씨들
소나기에 젖은 졸가리가 부지깽이처럼 응달을 뒤적거린다
운석처럼 쏟아지는 화염구들이 그늘의 복부를 가르자
볕처럼 쏟아지는 내장들
재가 되지 못한 어둠의 부스러기들이 숯가루처럼 날리었다
나는 부뚜막을 기어다니는 한 마리 노래기
어둠의 솜털로 웃자란 발가락들이 밤하늘을 갉아먹는다
댓글목록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절한 자기반성과 후회의 기도인 것
같습니다
곧 일어날 반전이 예고된 것 같아
안심이 되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시세끼,
끼니를 때우듯 반성을 합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허기가 벚꽃처럼 도돌도돌 잠시 부풀기라도 하면
반성으로 차린 밥상을 다시 되물리고 마는,
늘 부족한 사람의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자신이 보이고
영적 눈과 귀가 열리게 될 수도 있겠지요.
마음이 응달일 때 영성을 흔드는 사탄의 유혹이 밤낮 가리지 않고 춤을 춥니다.
유혹에 들지 않도록 오늘도 내일도 주파수를 그분께 맞추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부활 축하드립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시세끼,
신은 죽었다.
저기 시퍼렇게 날 세운 마리아나 해구의 뻘밭에 폐선처럼 꽂혀버렸다고
냉담을 끼니처럼 하는 제가,
주님 부활의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푹 파인 저의 등골을 쓰다듬어 주시는 격려의 말씀,
기도처럼 받듭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