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수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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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365회 작성일 17-09-02 09:29본문
가을을 수술하다 / 테울
시들해진 초록의 피부를 절개하고 새 계절의 감정을 해부하고 있다
회심의 메스가 날카로울수록 노을 같은 붉은 내장들
물컹한 정경이다
각막을 물어뜯는 피비린내, 아직은 제법 뜨겁지만 서서히 식어갈
저물녘, 어느덧 울긋불긋한 가을의 감정들이다
코끝이 아릴수록 고드름처럼 얼어붙을
우울한 저 색체들
드문드문 말라비틀어지며 썩어문드러질 단풍의 정체들
색 바랜 미련들이 더 곪아터지기 전에
과감히 도려내야겠지
불현듯, 새벽으로 이식하고 싶은 붉은 심장이 얼씬거리지만
이미 지나친 감정에 치우치지 말자
일단, 도로 봉합하자
그나마 남은 초록이라도
새 살로 돋도록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을 맞이하는 시인님의 붉은 심장이
힘차게 앞날을 손짓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련을 도려내고 쓸쓸함까지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겠지요
김태운 시인님 감사합니다
가을 만끽하는 아름다운 주말 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련이 곧 시일 수도 있겠지요
또 그것을 도려내는 것도 시일 수 잇겟고요
쓸쓸함을 시로 달래는...
아무튼 낡아빠진 것들은 과감히 수술해야
새로운 창작이겟지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심려하시지 마시고 흐르는 계절처럼
따라 갔으면 합니다.
자연은 흐르는 데 그 속에 함께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난히 마음 질척이는 금년은 시인님에게
잊지못할 한해가 될 성 싶습니다.
귀한 글 깊이 함께하며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님 염려 놓으십시요
순리대로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수술대에 올려놓고 해부하시는 명의님의
칼질이 날카롭습다 자시봉합되는 향에서 잠시 푸르게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시신이라면 수습이 필요하겠지만
아직 살아있는 풍경입니다
적당히 다듬으면 다시 새순으로 돋아날...
그래서 수술 중입니다
오래 살기 위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