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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나의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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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9회 작성일 17-09-21 11:17

본문

한밤의 나의 색깔


밤이 무장(武裝)을 하면 
세상은 어지러워하지
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머물면
외로움이 찾아와 맴돌다 결국
뿌린 안개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리지
내가 밤의 눈에 띄어
밤이 날 유혹하려 든다면 
난 이제는 반대 방향으로 도망칠 거야
더 이상 내 피의 농도를 짙게 할 필요도 없고
절단 난 성대에 
구애의 노래를 부를 수도  없지

나의 색(色)을 이야기 하자면
타오르며 쇠를 녹히던 젊음의 불꽃은
다 타버린 화덕 아래 남은 잿빛이 되어
달빛 아래
이제는 내리 딛는 계단도
오름보다 불안하고 힘들지 알 수 없어
난  먼 길 평지를 따라 우회할 거야

집 앞 긴 의자에 달과 함께 앉으면
충만한 이 노인의 이야깃거리에
한 밤의 보름달 내게 귀를 기울일 거야
그가 묻는다면 
젊은 날 무성했던 무지갯빛 이야기도
어쩌면 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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