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칫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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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39회 작성일 18-08-16 06:07본문
낡은 칫솔
화장실에 칫솔 4개가 걸려 있다
흐르는 세월에 무게를 못 견디고
끝이 조금씩 벌어져 무디어 있다
입안에 수많은 냄새와 찌꺼기
때로는 양심을 외면한 거짓부렁까지
혓바닥에 눌어붙은 모든 이물질
새롭게 씻어야 하는 막중한 사명감으로 지냈을
대가 없이 행해지는 무료한 현실
흡입된 찌꺼기와 피나는 전쟁은
깨끗한 치아를 보존키 위한 일념으로
소득도 없이 봉사하는 외로운 투쟁이었다
틈만 나면 상대를 물어뜯는 혀 놀림
모름지기 이슬처럼 파고들었지만,
거짓된 양심은 끝없이 혈관을 타고
간사한 혀가 앞잡이를 해야만 했다
하루같이 칫솔이 바라는 여망
오염 속에 감춰진 더러운 입안을
소금물에 배추 절구이듯 개선하는 일
숙성된 김치처럼 새롭게 태어나야 했다
그러나 바라는 소망은 아랑곳없이
그치지 않는 욕심 앞에 무색한 현실
칫솔이 꺾이면 자신도 꺾어질 운명,
함께하는 마음으로 이 순간을 지켜보았는데,
낡은 칫솔이라고 쓰레기통에,
하수구 개수용 칫솔로 재활용되는 순간
당신은 왜 하릴없이 고주망태인지.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낡은 칫솔에 사명감까지 불어넣는 마음이 청령합니다.
예날에는 칫솔하나로 몇 십년을 살았는데 요즘에는 며칠 지나면
버리는 게 칫솔이지요.
굵은 소금 가늘게 빻아 손가락으로 이 닦던 지난 날이 생각납니다.
즐거운 가을맞이 하십시요.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칫솔의 생애가 우리에게 봉사로 마감한 교훈적 가치라면
좋을듯 싶습니다
봉사로 일관하지만 우리는 모르고 지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덥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더위를 이기는 것이 큰 과제가 됐습니다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칫솔 만한 열혈막대가 또 있을까요
얼마나 믿어웠으면 조석으로 찌름을 감수 할까요 ^^
그 가지런한 조신함도 함께요 ㅎ ㅎ
눈을 감고 지그시 >>>> 치열 곳곳을 >> 치카 치카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생을 대가없이 옳은 일만 부지런히 한다는 것,
인간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런 공과없이 사라진 치솔의 잔해를 한번쯤 생각해
보셨는지요?
사실은 저도 그런 기억이 전무 합니다
무더위에 평안을 빕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쓱쓱 싹싹 칫솔질을 할 때 모든 오염이
씼겨 내려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칫솔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존재하는 데는
많은 열망과 희생이 같이 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낡은 칫솔처럼 무미건조한 일상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칫솔의 일생은 올 곧은 생활 같습니다
시골에서 풀을 뽑다가 밤이면 산 정상에 불빛이 도시의 그리움을 불러 줍니다
지금은 집에서 잠시 휴식중이고, 다음주 월요일 새벽 가려고 합니다
더워서 새벽 운전을 즐기고 있습니다
더위에 모쪼록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