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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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37회 작성일 18-09-20 12:24본문
스물둘/창문바람
열하고 아홉, 여름의 끝에 서있다.
내일이면 먼 곳으로 떠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은 오히려 더 살에 스며든다.
그 바람속에 네가 있었다.
너는 양팔을 벌리고 실없는 소리를 하며
내게 작별인사를 한다.
마지막.
이 단어에 마음이 아렸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그럴 나이였으니까.
그리고 너를 더 이상 못본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용기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너를 품을 수 있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는 내가 간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스물하고 둘, 여름의 끝에 서있다.
여름도 가을도 아닌 것 같은 지금 계절에 부는 바람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 코 끝을 찡하게 한다.
이제 좀 네가 없다는 것이 실감나는 나이.
내가 좋아했던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었단 걸 깨달은 나이.
많고 많은 사람중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너.
너의 얼굴은 그때보다 희미하나
너의 이름은 오히려 선명하다.
네가 불을 지핀 마음은
네가 없어서 식을줄 알았건만
오히려 가스불 끄는 걸 잊은 찌개마냥 더 끓고있다.
새까맣게 탈까 걱정이다.
스물하고 둘, 아직도 너를 심하게 앓고 있다.
네가 미소짓던 예전보다 더더욱.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상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유의 명절 추석 잘 보내세요.
늘 건강하사 향필하소서!!
[꿈길따라] 은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