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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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9회 작성일 18-10-03 18:47본문
흑백사진
나싱그리
이젠 그만 과거 속에서 나오지, 흑백사진 속 대답도 없이 그가 웃는다
내가 아는 한, 그는 검정교복에 코흘리개 체격은 멀쩡한 고교생이었지만 약간은 모자란 듯
누가 힐난을 해도 히히, 누가 칭찬을 해도 히히, 그 속을 알 수 없었지
교실 걸상에 앉아서나 화장실을 나서거나 쓸데없이 너무 길게 웃음을 흘리고
커트라인 한참 미달인 성적에도 그는, 남들 다 하는 컨닝을 못했다
내가 얻을 것이 없을 거 같아서 묻지는 못했지만
졸업을 해서야 풍문으로 들었지, 그런 그가 목사의 아들이라고
그랬다, 그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웃었고
내키지 않아서, 죄스러워서, 컨닝할 면목이 없어서 웃었다
아마 그는 지금쯤 아버지 뜻따라 목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거짓말할 줄 몰라 설교를 더듬는
바보 아닌 바보로
오랜만에, 흑백사진 속 그가 웃고 나도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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