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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0회 작성일 18-10-0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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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걸음



홀로 있어 외로운 것들 모여 있으면 덜 쓸쓸할까
아픔은 모아 붉게 태우고 상처는 분홍 향기로 채워
바람 불어 임 못 오시는 날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다
가냘픈 가을 햇살에 위태로운 뜻 세워 피는 꽃

보라 초롱불 밝혀 하얗게 지센 어둠의 기억 사이로
아침이면 떨구는 이슬 가늘어서 더 빛나는 오색의 얼굴
부딪칠수록 뜨거워지는 삶 꺾여질지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꺾여서도 하늘 보며 웃는 너 참 예쁘다

하늘하늘 걸어도 꼿꼿한 자세는 어느 별의 풍습일까
야속한 바람에 시달려 떨어진 절망의 꽃잎 몇 장은
씨 가진 꽃들이 남기는 아름다운 저항의 이름이었다

어쩌다 저 여린 꽃들
강한 것만 살아남는 지구를 떠나게 한다면
날아가야 할 망명지는 어느 우주 어느 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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