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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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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6회 작성일 18-10-12 23:15

본문

나의 아저씨
                         나싱그리

 1
동네 맏형님 같은 분이었다
어르신들마저 손가락 치켜세우는 농대 출신에
초가집이 한창 입에 오르내리던 시절
그는 마을의 상록수 같은 분이었다


가난한 농촌 마을에 살면서
희망봉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었다
세계지도를 펴놓고 가까운 나라부터 먼 나라까지
아름다운 도시들을 여행할 때면
뒤뜰의 함박꽃은 절정이었다


그의 개인사 또한 초미의 관심사
도대체 그의 색시는 어떤 모습일까
낙점은, 몇 집 건너 하얀카라에 단발머리 여고생
순박한 연애를 사랑으로 키운 아저씨였다

  

 2
내가 고향을 떠나온 뒤로
그는 정치 무대에 첫발을 들였다
정치에 맞을까 싶었지만, 뜻을 펼쳐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소박하게 농촌을 대변해 주었으면 하였다


그는 체력을 과신하고 더 높은 곳의 등반을 원했다
시장에 낙선할 때마다 그는 명예의 전당을 생각했고
거리에 흩어진 돈이 바닥나면 낙엽처럼 빚을 더 끌어 모았다
그렇게 짊어진 짐은 이웃의 삶까지 짓눌렀다


그가 빛을 보지 못하고
마음의 병으로 몸져누워 죽던 날,
중년의 색시는 피폐해 있었다
그를 인연으로 만나 행복한 시절이 있었지만
그의 마지막 유언이 그늘져 보였고 슬픔을 닮아 있었다,
그가 떠난 세상의 아침은 다시 밝아오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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