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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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1회 작성일 18-10-26 12:07본문
담쟁이의 눈 /추영탑
일인들이 잘 지어 남기고 떠난 백년 묵은
4동의 커다란 창고가 이제는 돈 많은 농협의
창고가 되었는데, 한차례 걷어냈는데도
다시 살아나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넝쿨이 있다
일인들의 일장日章을 뭉개버리려는 듯 낭자하게
벽을 오르다가
제 잎 붉어 떨구고도 벽을 움켜 놓지 못하는데
씨 하나 받아준 발밑의 흙에 물기처럼 번지는
민족의 뿌리
스스로 깔아놓은 잎과 마른가지가 되어서도
수탈의 죄를 문죄하는 담쟁이 넝쿨
내 나라 백성 굶기고 구루마로 빠져나가던
나주벌의 나락 가마니
죄를 지켜 본 창고대신 석고대죄라도 하듯
팔 벌리고 다리 뻗고 머리 풀고 벽에 붙어있다
지금은 어떤가?
농협이 보관중인 나락가마니 가득 차 있어도
굶는 이여,
굶는 것은 당신 마음이니 마음 놓고 굶으시라
우리는 북으로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문 열리고 닫힐 때마다 담쟁이는 같은 체위로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다
풍요와 허기가 사선으로 얽히는 역사의 날들을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을 초월해서 웃자란 담쟁이 넝쿨처럼,
우리의 민족 혼도 질긴 근성으로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갔으면 합니다.
살펴보시는 이목도 깊으신 것 같아 모두의 귀감이 되리라 믿습니다
춥습니다
건강하게 지내 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인들 건물 하나는 잘 짓습니다.
나주평야의 곡식 수탈을 위해 100 년 전에 지어놓은 창고가 아직도
멀쩡하고 튼튼합니다.
외부만 몇 번 덧칠하고 지붕만 한 번 갈아냈을뿐...
감사합니다. 일요일 오후 즐겁게 보내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