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언제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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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433회 작성일 18-10-29 09:19본문
가을은 언제나 그립다 / 이 종원
하늘이 파랗게 웃는 건
아프게 부서졌던 파도가
키 높이로 내려와 눈을 맞추기 때문이다
우체국으로부터 배달되어온 바람도
잠시 사연을 잊은 듯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다
은행나무는 그의 귀환을 미리 알았을까
침묵 속 상향등이 샛노랗다
교차로에 몰려든 단풍이 햇살에 바스락거릴 때
나의 해는 길목에 누웠고
하늘은 나를 바닷가에 데려다 놓는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저 바다
깊숙이 빠졌던 해가 돋아날 때
아! 색과 시간 사이 나는
그늘 지우며 가을로 지고 싶다
탄성이 별 되어 쏟아져 내리는 곳
그 별이 불콰하게 숙성되어가는 자리
가을은 언제나 그립고 그립다
댓글목록
민낯님의 댓글
민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그립고 그리운건 은행잎이 침묵속에 상향등을 켜고
단풍이 길목에 누울때와 별이 숙성되어 불콰해질때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리운 계절에 가을의 키높이를 맞추려 우체국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께서 우체국에 가셔서 가을 한장 부치시면 또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열어보고
가을의 냄새와 모습과 눈물과 희락까지 느끼지 않겠습니까? 한장 올려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최경순s님의 댓글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잎새 한 장에 가을 향기 담은 엽서,
바람의 우체통에 넣어
나의 마음을 띄워
하늘에 날려 이녁에 닿으면 좋겠습니다
아~ 가을아!
반갑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시가 무르익는 계절 가을입니다
시앗을 묻어
겨울을 나면 숙성되어
봄엔 싹이나고
여름지나
가을이 오면
잘 익은 시가 되겠지요
그렇게 또 가을은 무뎌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인님의 아랫 글을 읽다보니 동질감을 많이 느낍니다. 시인님의 시가 잘 익어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홍시의 맛처럼 붉어짐을 봅니다.고맙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파랗게 웃는건
아프게 부서졌던 파도가
키 높이로 내려와 눈을 맞추기 때문이다]
단풍든지 모르고 살다가
우연히 복도에서 내려다 본 나무들이 단풍 든걸 늦게남아 알때
가을은 살며시 두드리고 있더군요.
정말 가을 입니다.
가을을 만지작 거리는 시인님이 부럽습니다.
찬바람이 붑니다.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이종원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눈이 부시가 아름답게 빛나던 하늘이 바다처럼 다가왔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아래 대칭으로 붉게 물든 산과 나무들이... 너무 이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연이겠지만 시인님도 바닷바람을 맞으셨군요
하늘과 바다 사이 가을 속으로...
가을끝자락입니다
충분히 즐기십시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네요. 지금은 바다가 하늘에 걸리고 하늘이 바다에 빠진 듯한 도취에 방향감각을 잊게 됩니다. 어찌 아니 그리울 수가 있겠습니까?
한라를 품은 시인님의 제주의 하늘과 바다 또한 그리워집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의 파란 입술,
그립다, 그립다,
하면서도 달려 가지못하는 하루가
때론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필요할 때는 그가 없고, 그가 필요할 때는 내가 없는 것 같은, 그런 때가 있었음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그러나 마주할 때가 있고 만날 때가 있음을 또 알게 됩니다. 인디언썸머같은 하늘의 파란 입술과 입맞춤 하는 때가 곧 오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