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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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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92회 작성일 18-10-29 17:56

본문

나락 / 백록

 

 

이를테면,

 

출렁이는 파도가 생리통을 앓다 이윽고 월경을 하고

천길 벼랑으로 곤두박질치는 폭포 같은 것인데

 

바꿔 말하면,


허기를 달랠 간식이 아닌 마냥 허기진 주식의 알량한 포트폴리오는 본체만체

바닥을 향해 급락하는 포물선의 수상한 통증 같은 것인데

 

마침내, 아수라장의 막장을 뚫어도 그 아래가 온통 컴컴해지는 블랙아웃이랄까

혹은, 보릿고개 빌레왓*에서 거북이 등짝처럼 쩍쩍 갈라져버린

두어 마지기 논두렁 안을 넋 놓고 바라보는

얼간이 심정이랄까


외눈 부릅뜬 태풍의 광질에 삶의 피와 살을 살피던

볍씨 몇 톨까지 삽시에 와락 쓰러져버린

나의 추락 같은


어쨌거나, 떨어진 씨알 한 톨만 다시 움터도

나록 나록 버티는 것인데 

 


 

---------------------------

* 제주 방언, 암반 위의 밭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근 증시의 나락을 봅니다. 투자자들의 마음 또한 그보다 더 깊은 나락으로 갔을 것이고요..그러나 시인님의 시심은 상승기류를 탑니다.
백록의 첫 작품이시네요..오르고 오르시기를...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러다 정말 이 나라가 지독한 나락으로 추락하는 건 아닌지
상승기류와는 별개입니다만, ㅎㅎ

감사합니다
이종원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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