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다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2회 작성일 18-11-01 16:04본문
그런데도 다만
가난한 싱크대 주변, 벌레들의 습격도 사라질 때쯤
가래 끓는 노년의 냉장고
노크 없이 문은 열리고 생수 한 병만 있는 가을이었다.
한 모금 마시고
그렁그렁
푸른 하늘을 보던 병아리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하필이면 밤, 검은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는데
눈사람이 걸어왔다
내 가난의 마지막 문장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흰 바람이 따라온다
그런데도, 나는 바람
다만
나는 바람
한 줌의 바람 되어
뒤집힌 컵에 물을 따르는 비문증의 도착처럼
얼룩진 창이 안경 너머로 스치는 나는, 바람이 하늘가를 난다
가난한 싱크대 주변, 벌레들의 습격도 사라질 때쯤
가래 끓는 노년의 냉장고
노크 없이 문은 열리고 생수 한 병만 있는 가을이었다.
한 모금 마시고
그렁그렁
푸른 하늘을 보던 병아리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하필이면 밤, 검은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는데
눈사람이 걸어왔다
내 가난의 마지막 문장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흰 바람이 따라온다
그런데도, 나는 바람
다만
나는 바람
한 줌의 바람 되어
뒤집힌 컵에 물을 따르는 비문증의 도착처럼
얼룩진 창이 안경 너머로 스치는 나는, 바람이 하늘가를 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