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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손홍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8회 작성일 18-11-08 09:43

본문

얼음꽃

 

 

몰랐다

강물이 달을 다 적시도록, 젖은 달이 꽁꽁 얼어

서리가 되도록

하늘 한 번 쳐다보면 달이 그곳에, 빈 하늘을 온통 채우며

이곳에 눈이 내렸다

음습하게 제 피부만 얼리고 있는 달

회색으로 덮인 여기엔 달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양이 눈빛으로 제 꼬리를 찾느라 빙글 맴도는

어제보다 제법 긴 하루

제자릴 돌고 있는 겨울이 이승을 떠난 달을 품었다

 

승냥이 울음소릴 훔치는 새벽마다

바람에서 돋아난 칼이 겨울을 파내고, 다시 후벼 파는 어떤 날

상고대를 넘어 달이 돌아왔다 온기를 파종했다

눈 녹은 처마 밑에서 여린잎이 돋아나고

뿌리의 상념은 바쁜 숨을 들이켰다

파란색은 따듯했고 씨앗의 소묘를 머금은 형상은 순백이었다

 

오랫동안 얼어있던 검은 심장을 뭉근하게 데우고 있는 꽃 떨기

세상 어떤 향기보다 진한 네 향이 가득 찬 이곳

매캐한 번개탄 냄새와 함께 실종된 너는

뒹굴던 낙엽 전단지를 밟고

내게 돌아왔다, 봄, 꽃, 둥근 미소 나도 모르는 사이

 

그리고,

꽃이 피었다. 지금

 

댓글목록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음꽃,

 매캐한 번개탄 냄새와 실종된 너는..., 그 분이 시인님의 가슴에 얼음꽃이 되어 피어난 듯 합니다,
슬픈 시 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캐한 번개탄 냄새와 함께 실종된 너는
뒹굴던 낙엽 전단지를 밟고]

좋은 시를 만들려고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퍼부었을까
감동만 하다 갑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손홍민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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