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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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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2회 작성일 18-11-16 00:08

본문



쏙대머리

 

 

 

 

 

춘향이 머리 쑥대머리

헝클어져 눈을 다 덮었네.

 

버섯이 핀 머리.

흰 서까래가 넘어지는 소리.

 

바다의 끝 대신 형옥에 혼자 앉아

담장 밖 복사꽃 바라보네.

 

매를 맞아 찢어지고 지워진 얼굴

눈썹만이 곧고 짙어

 

팔다리 짓이겨져

가슴이 멍들어서

 

통증을 멍석 삼아

하혈下血을 꽃피우는데.

 

적요하여라 담장 밖 그 어디서

도련님 소리 멎었던가.

 

하늘이 핏빛인가

춘향의 몸 비어가네.

 

죽어가는 춘향의 눈에

귀신들이 몰려오네.

 

담장 아래 그림자 꿈틀꿈틀하더니

어디서 뼈 얻어와서 사람 형상 되었다네.

 

부풀어오른 익사체라

별빛 뚝뚝 흐르네.

 

달빛이 목맨 복사꽃

빨강피 뚝 떨어지더니

 

팔다리 한 쌍 돋고

붉은 혀 낼름낼름 촉수가 날카롭네.

 

다 삭은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네.

 

불꽃 속에 관짝 하나 있어

뚜껑 벌떡 열리네.

 

썩지 못한 얼굴이

다 썩은 팔다리 휘둘러

 

지네 민달팽이에게 반쯤 먹혀

진흙이 덮인 입술로

 

들리지 않는 혀로

잘려나간 목구멍으로

 

춘향을 부르네. 아휴 무서워.

춘향이 혼절하려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내일이면

저도 고혼이 될 처지라

 

무엇이 이제 무서우리오.

그저 서러워 엉엉 우는 것이었다.

 

춘향이 귀신 업었네. 얼굴 없는 아이 귀신. 하얀 이빨 칼날 귀신. 저승의 한으로 춘향에게 보채네. 춘향의 귀밑머리 귀신들이 취한다네. 강이라도어디 보통 강인가. 삼도천 찾아가네. 동백꽃 기름 다 날아가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이제 먼지가 되려는가. 뼈마디만 들여다보이는. 복사꽃 하나 지네. 복사꽃 둘이 지네. 춘향이 모가지도 갸우뚱 따라 지네. 춘향이 목을 잃었네. 춘향이 별빛 입었네. 하얀 치마에 붉은 피가 황홀하도록 투명해라. 별빛이 귀신 하나 잡아먹었네. 담쟁이 덩굴이 귀신 하나 씹어먹었네. 밤하늘이 귀신 하나 굶겼네. 춘향이 엉엉 울며 검은 고개 넘어가네. 도련님 찾아가네. 어이 할까 어이 할까. 하늘 닿는 긴 문짝을 춘향이 열려하네. 물러가는 구름을 춘향이 엿들으려하네. 거울이여 ! 거울이여 ! 한스럽구나, 거울이여 ! 엉엉 우는 춘향을 귀신이 업었네. 쑥 삐져나온 하얀 다리 발끝부터 썩어가네. 치마 속에 십전 닷푼 고린 동전 하나 없네. 손끝 지문이 갈렸네. 다리 부러져 파란 멍울 꽃 피었네. 다리 사이에 하늘이 시들어, 춘향이 그것 무거워 엉엉 울고 있네. 달이 밝아 길을 잃네. 달빛이 비수 되어 춘향의 목 갈라놓네. 간장의 즙이 분수처럼 춘향의 몸에서 분출하네. 갈대숲 일렁이는 가르마길마다, 춘향이 발톱 빠졌네. 춘향이 절룩거리네. 춘향아, 깨진 거울조각 속 들어가서 눈 없는 귀신 되거라. 춘향아, 목 없는 귀신 되거라. 발 없는 귀신 되고, 반토막 난 귀신 되고, 단오날 흔들리는 빈 그네 닮은 독한 귀신 되거라. 강 깊고 달빛 푸른, 오매 그리워라. 모가지가 길어 그런 것을. 눈동자가 깊어 그런 것을.

 

이윽고 새벽 되어

춘향이 선잠 들었는데

 

옥사장이 녹슨 열쇠 들고

춘향을 데리러 오네.

 

빨갛게 담금질한 쇠붙이

박달나무 몽둥이

철로 만든 채찍

무시무시한 쇠집게

날 벼린 퍼런 칼

 

오늘은 기필코

춘향을 죽이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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