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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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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18-11-18 00:04

본문





 

 

 

루체른 호숫가에는 바그너가 아내 코지마와 살았던 오두막집이 있어요. 버스로 찾아갈 때는 조심하세요. 표지판이 눈에 안 보일 정도로 작답니다.

 

좁은 길 한참 따라가다 보면 가파른 언덕이 있어요. 풀밭 따라 하늘로 오르는 것처럼 격렬한 언덕이. 거길 넘어가면 갑자기 너른 호수가 펼쳐진답니다. 비취를 녹여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거기 풀어놓은 것처럼. 망막 안에까지 침투하는 순결한 연록빛이지요. 하지만 독일글자라 잘 이해하지는 못하겠어요.

 

작곡가 바그너가 아내와 살던 오두막은 호수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둘은 아마 호수물로 밥을 지어 먹고 호수물로 사이 좋게 세수를 했을 것 같아요.

 

내 애인이 人魚라서 나도 호숫가에 살고 있습니다. 미역빛깔 머리카락에 둥그스름한 얼굴, 말할 때 보조개가 움푹 패이는 물고기랍니다. 눈썹이 참 참해요, 물망초꽃이 호수물에 떠내려왔을 때 이 눈썹이 태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루에 몇번 배가 호수를 지나갑니다. 호수를 들여다보면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여요. 얼핏 보면 배가 아주 얇은 유리창 위를 미끄러져가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나는 하루에 한번씩 人魚의 머리카락을 빗겨 줍니다. 저도 좋은지 간지러운지 꼬리로 수면을 찰싹찰싹 치는 통에 호수가 잠이 깹니다. 근처 지나가는 배의 구렛나루 선장님이 보고도 못 본 척 해줍니다. 늘 썬글라스를 껴서, 그분 눈동자가 호수를 닮은 퍼런 차돌맹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어요.

 

가끔 물 위에 고개 빠꼼히 내밀고 人魚가 쫑알쫑알 말을 합니다. 호수 위 구름 지나가는 소리랑 비슷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전라도 황톳길 싸한 냄새 연상케 하는 토움土音人魚는 가졌답니다. 폐부 깊숙이 쥐어짜는 듯한 무거운 쉰 목소리 가졌답니다. 그런 목소리로 하루 종일 쫑알쫑알하고 있으니, 그 언밸런스함에 그만 웃고 말지요.

 

로렐라이전설 알지요? 人魚가 고운 노래 불러 지나가는 배를 홀려들여 난파시켰다는 전설. 나는 혹시 이 아이가 그 전설의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한 적 있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아이는 노래를 잘 못 불러요. 이 노래 듣고 홀려 다가올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노래 부르는 것을 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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