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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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66회 작성일 18-12-15 18:36본문
말기 암
병상에서 누워계신 어머니의 소원은
스스로 걸어서 병실 문밖에 나가고 싶은 것
저 문을 나가는 것이 육체의 무거운 짐을 벗고
자유를 누리는 날인데
휠체어로나마 병실에서 움직여 보고싶다 하시기에
옷을 입혀드리니 나의 생명 줄이었던 축 처져버린 젖가슴
나의 생명을 잉태하고 어린 나를 엎고 일어서셨던
뿌리 없는 나무 같다고 허탈해 하시는 무기력한 하체
화장실에서 샤워기의 따뜻한 물로
각질 진 하얀 다리와 발가락 사이를 뽀독뽀독 씻고
머리를 감고 손을 씻고 손톱과 발톱을 깎고
다시 다리에 힘을 되살리고 일어서기위해
누워서 자전거타기 운동을 한발 두발 하신다
이제 개운하다고 오늘 밤은 잘 주무시겠다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생각은 무한정 아직도 두고 갈 자식들, 손자 손녀들 생각
말기 암으로 함께 고생하시는 남편의
먼 곳에 입고 갈 옷 걱정
아프시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 것이
아버지 밥을 못해주는 것이라고
한 평생 가족을 위해 사신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으랴
어머니 참 잘 사셨어요.
사랑해요.
천국에서 모두 다시 만나요.
ㅡ 병문안 후 전철 안에서ㅡ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희망의 끈
놓지 마셔요
아픔니다
기적
바래 봅니다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애틋하네요... 시어들이.. 어머니의 한생애가 잘 녹여들어있네요.. 그러면서도 밥걱정.....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네! 어머니의 한 평생을 무엇으로 다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고맙고 감사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