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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를 떠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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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463회 작성일 19-02-01 00:42

본문


속세를 떠나는 시간

도골


먹고 치우는 습성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징표
직립보행보다도 불을 사용한 점이 더 기특하고

제단 앞에 설 때면
적을 물리치러 나가는 장수처럼 비장하다
온갖 잡념을 떨치고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설겆이가 설거지로 바뀌는 시절에도
살림에 대한 충실도는 높은 축에 있었다

치운다는 것은 잊으려는 것

세제가 말을 섞어
지나간 세월을 풀어헤치고
수저가 요모조모 이야기할 때
못난 기억들 건져내어
개수대로 던져버린다

버린 것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처럼
눈으로 짜고 또 짜서 널고
무릎으로 바닥을 훔쳐내면
몸과 마음도 그만큼 씻겨져서
삶을 다잡을 수 있는 수행

속세에서도
한번씩 속세를 떠난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못난 기억들은 왜 매일매일 태어나는건지
깨끗이 씻어 놓 으면 자리 잡고 앉으니
서너번씩 하는 설거지처럼 매일 해야 할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도골 시인님

야랑野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야랑野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 하십니까? 인사드립니다 선명한 시 속에 삶을 다잡을 수 있는 수행,
속세에서도 한번씩 속세를 떠난다,  그렇게 산다는것  어려울것 같습니다
설날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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