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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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19회 작성일 16-12-24 07:24본문
전봇대
나무가 세상에 없었다면
인간의 선조, 물고기도 없고
지구는 또하나의 우주에 떠있는 곰보의 얼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마도 반세기는 넘은 나무의 주검
깊숙히 심장까지 콜탈을 먹여
인간을 위해 무거운 업보에 쌓여
새 생명을 받았다
가로수와 어울려 길가에 늘어 선 그들
힘들게 송전선을 어깨에 메고
좌로 우로 바쁘게 통과하는 전류,
동맥과 정맥
그 사이 중재선이 둘의 마찰을 조정해 줄 때
키 큰 전생이 나무였던 전보상대 스스로 하는 일 없어
전봇대 아닌 전보상태(?)에 빠진다
그는 진작에 죽은 그의 영혼을 위해
세상의 풍경에 정취를 더하기로 했다
허리춤에 꿰어놓은 가로등
뉘역 뉘역 저물어 갈 때 불빛을 나눠주며
온갖 사연의 길 잡이가 되어준다
연인 들의 사랑, 방뇨를 꿈꾸는 주정뱅이...
죽음 뒤 되 찾은 나무의 생명, 죽음의 의미가 짙어질 무렵
새로 나타난
쇠붙이, 콩크리트 전봇대
나무의 가슴을 찢어놓아
죽어 살아난 나무는
떠나온 태백준령을 생각하며
인생무상함에 비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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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봇대의 모습을 잘 읽으셨네요
옛날에는 콜탈 먹인 나무 많았었는데
추억도 많았었는데
들녘 우두커니 쓰러져가는 모습 아련했는데
추억 같은 좋은 시, 살펴 읽고 가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나plm 시인님
이곳 외곽 언덕에 쓰러질듯 버티고 서있는
나무 전봇대, 왼지 안스러워 보여 제 시선을 끌었네요
부족한 글 방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