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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 펄럭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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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9회 작성일 18-08-12 11:55

본문


펄럭인다는 것은



하늘도 가로지른다는 억척이었다
기어코 한 살림 마련에 대한 염원이 관철한
땅에서 하늘에 묶은 통쾌한 나일론 빨랫줄
질겅질겅 씹다 뱉어내는 껌보다 하얀 빨래
신형 세탁기가 물건값은 하는 모양이다

때는 때대로 물은 물대로 
찌든 때는 찌든 만큼 묵은 때는 묵은 만큼
알맞게 세제를 풀어 야무지게 주물러대면
구정물 수챗구멍으로 쭉쭉 빠져나간다
최저 임금으로 잔업 야근까지 땀에 젖은 노동 
훌훌 벗어 휴일 하늘에 널린 알몸들 해바라기 한다

각종 공과금 고지서에다 밀린 학교 납부금도 기도하듯
주무르고 짜서 하늘 널어 해결하던 어머니 실핏줄 고운 손 
없는 살림 문질러서 거품 내느라 주름지고 굵어졌다

옷감 상태에 따라 맞춤하는 전자동 세탁기
세상 아무리 변해도 돌고 도는 것 뉴스를 들으면
때는 때대로 물은 물대로 돈은 돈대로 법은 법대로 줄은 줄줄이
이번에 산 신형 세탁기는 튼튼하고 깨끗함이 오래가기를

남은 카드빚 갚기 위해 손끝에 물 한 방울 묻히려 않던 손이
가늘고 긴 소원을 하늘에 매달아 가늘고 길게 살아가는 지혜
손 탈탈 털고 바람에 기대는 얼굴 말간 웃음 펄럭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8-23 12:36:5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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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근의 피로까지
훌훌 벗어 널었네요,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펄럭이는,

잘 감상했습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 시인님

오셨군요
이제 시원하고 깨끗한 가을이 열리겠네요.
가을 바람 펄럭이는빨래처럼 상쾌한 날이기를 바랍니다
현실이야 늘 오늘 이지만 내일이 있다는 것도
하루를 사는 의미가 있겠지요..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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