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를 붙잡고 있는 조그만 손들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낭떠러지를 붙잡고 있는 조그만 손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낮하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744회 작성일 18-09-09 01:23

본문


낭떠러지를 붙잡고 있는 조그만 손들

낮하공



비가 온다
축축한 면 하나가 생긴다
그곳에만 글자가 써지는 파란색 매직펜이 있다
난 코뚜레가 달린 종족이야

창문이 어둠을 읽는다 겨울엔 여기에 투명한 종기들이 맺히지 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건 불치병이야
비는 아래에서 위를 한번 쳐다볼 때 새어나오는 어둠이다 어둠은 스며들어 오늘과 내일을 꼼꼼하게 적신다

우산은 인간이 지닌 또 하나의 다리다 늦은 퇴근길 이런! 녹슨 사다리가 외진 골목을 걸어가고 있어
검은가장과노란엄마의푸른아이들과,
푸른아이들의노란엄마와 검은가장의검은아내와,
검은가장과노란엄마의푸른아이들의 푸른아이들의노란엄마와검은가장의검은아내의 그러니까새카맣게탄가장을 태우고
어둠을 견딜 우산도 없이

어둠이 때도 모르고 세차게 내려서
오래 우려먹은 허연 달이 등을 바라보고 있다

가장의 등보다 무거운 우표를 본 적 있니? 희미해지는 노동의 척추를 앞면에 붙이고 가는 저
흠뻑 젖은 편지 봉투,
철벅철벅 어디론가 발송되고 있어

갑자기 멈출 때, 크게 커브를 돌 때, 느닷없이 출발할 때,
새벽을 넘어뜨리지 않는 건
달랑 버스 손잡이 하나 뿐인

난 사다리가 비룡으로 변하는 마술을 끝끝내 믿다가도
내 방이 파래질수록
창문의 종기들이 더욱 커지는
마법, 아니 공포에 시달리곤 해

우린 서로 모르지만 한 장의 사진 안에 들어 있다
서로의 방에서 칼집에 꽂힌 다리를 서로에게 나누어준다
울고 싶은 기분으로 웃으며 괴상하게 생긴 파란색 매직펜을 흔든다

가을은 잎 진 자리마다 서늘한 어조로 첨삭을 한다
그래서 겨울나무는 어두워도 파란색이다
난 가장 큰 물방울로 마법사를 죽일 거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3 11:55:4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밌습니다, 사물의 모습이 새롭게 바뀌는 군요,
겨울나무는 어두워도 파란색이다.

파란 입술로 떨고 있다면,  그를 안아주고 싶네요,

낮하공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낮하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AI가 시를 쓴다면 한 번에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화자가 대상을 포용하지 못해서 한 연을 더 채워넣었어요.
생경하실 수 있겠는데 후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낮하공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낮하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허가

송경동




용산4가 철거민 참사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구로역 CC카메라 탑을 점거하고

광장에서 불법텐트생활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을 

두 번이나 점거해

퇴거불응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전엔 대추리 빈집을 털어 살기도 했지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내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석으로 몰린 먼지 하나까지 눈뜨게 해서 가을을 준비하셨네요.
낮하공님 아니시면 누가 온기를 찬 바닥에 먼저 불어넣을꼬?
수고했습니다.

낮하공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낮하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과 눈이 이불 만드는 과정을 방해만 하지 않더라도
나무가 얼어 죽는 일은 없을 텐데요.
훼방꾼들의 힘이 너무나 공고해서 그늘지지 않은 곳이 없군요.
눈 밝은 사람들 속만 타들어 가지요.
이불처럼 오셨어요. 감사해요.

Total 6,186건 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6-17
5905
팔천 원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17
590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6-17
5903
늪가의 울음 댓글+ 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6-16
590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6-16
5901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6-16
5900
하안거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6-16
589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6-15
5898
시의 경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06-13
5897
고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6-15
5896
에피소드 댓글+ 1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5
5895
자리끼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6-15
589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6-14
589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14
5892
시간의 문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3
5891
꿈 없는 단잠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6-13
5890
설 밭 댓글+ 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3
5889
빈자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6-13
588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6-11
5887
얼룩진 이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6-11
5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6-10
588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6-10
5884
마들가리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6-09
588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6-09
5882
눈 감으면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09
588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6-08
5880
꽃의 탈출기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6-08
587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6-08
5878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6-08
5877
호접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6-08
58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6-07
587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6-07
5874
아귀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6-06
5873
물망초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6-06
58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06
5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6-05
587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6-05
5869
우중 산사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05
5868
레몬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6-05
586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6-03
5866
가죽나무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6-02
586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02
586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6-02
586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6-02
5862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6-02
5861
꽃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6-02
586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6-01
5859
들풀 댓글+ 4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6-01
585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5-29
5857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26
5856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5-26
585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31
585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31
5853
종달새 노래 댓글+ 1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31
585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5-31
58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5-30
5850
비행운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30
584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5-30
5848
삽화를 보며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5-29
58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5-29
584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29
584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5-28
584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5-26
584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5-26
5842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5-26
5841
아네모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5-26
5840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25
5839
철둑에 서서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5-25
58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 05-25
583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5-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