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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 어떤 술잔 안에 잠긴 어떤 철로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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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낮하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11회 작성일 18-10-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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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술잔 안에 잠긴 어떤 철로로부터  

낮하공



그 이후 우리의 하늘은 분홍으로 물들었지 넌 나를 입고 난 너를 입고
맞잡은 손 안, 간지러운 분홍 햇살 때문에
은근히 쌓이던 함박 미소에서 뽀드득,
하고 소리가 삐져나왔을 때
우린 처음 불꽃놀이를 보았지
넌 내 등에 열 손가락 끝으로‘황홀해' 라고 써넣었고
네 손톱에 봉숭아 꽃물이 찬물에 씻겨나갈 때까지
우린 새끼손가락만큼 둥둥 뜬 채로 길을 걸었지

넌 가로등 불빛 쪽에 서서 손을 흔들었고
난 어둠 쪽에 서서 얼굴을 마저 지웠지
맨발에 빗금이 쌓였고, 우린 점점 헐렁해졌고,
난 허공에서 떨어지는 낙법에 몰두헸지

「처음」엔 눈이 없지
더듬더듬 문고리를 끝내 찾지 못하는 바보 같은 손이지
눈이 트일 때까지 진탕 무릎이 깨져야 하는 통증이지

말랑하고 미끄덩거리는 감정에 매운 시간을 가득 부으면 궤도가 생기지
창문 없는 슬픈 방, 그 안에서 영원히 잠든 어린 나비, 화석처럼 기다란 꿈을 꾸지

우린 이제 서로 다가설 수 없지만 결코 멀어지는 일도 없지
밝고 어두운

너의 사랑과 나의 사랑은
따뜻하고 차가운
수많은 분홍들로 이어져 있지
둘은 구름을 치우고 푸른 하늘만 똑바로 바라보고 있지

너의 삶이 안전하게 지나갈 때까지 난 온 힘을 다해 버티지
너와
네가 사랑하는 남편과
너를 참 닮은 아이들을 태우고

자갈밭엔 바람이 불지
팔이 참 여릿여릿한
그깟 눈 하나도 없는 분홍의 손들아,
한들한들
널 끝끝내 배웅하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17 13:55:5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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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하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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