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쌈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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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폭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7회 작성일 18-10-27 10:56본문
가을 쌈밥집
늙은 여자가 들판에 앉아
가을을 먹는다.
파란 하늘을 펼쳐
하얀 구름 밥을 얹고
노랗게 삭힌 은행잎도 올리고
붉은 단풍잎을 스치고 온
매운 바람도 잘라 넣고
둥글게 쌈을 싸서
눈에 넣는다
젊었을 땐 입맛이 좋았지만
늙어서는 눈맛이 좋아
하나로 꼭꼭 씹어 먹으니
어느덧 뉘엿뉘엿 해는 지고
이젠 마지막 요리를 먹어야 할 시간
여자가 노랗게 익은 태양을
붉은 상추에 싸서 먹는다
마음이 환해지고
어둠 속으로 여자가 사라진다
혼자를 벗고 모두가 되는 밤
별이 되기 좋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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