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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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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회 작성일 18-11-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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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집짓기
                     나싱그리
  
한때 움집을 만들어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후 초가집이 생겨났고
남향을 바라보는 기와집을 지었습니다
이제는 콘크리트 건물에
철골로 뼈대를 쌓아올리는 공법을 선보입니다
재료만 바뀌었을 뿐
시간은 흘러도, 기술은 변해도
하늘과 땅은 그대로입니다


희미하게 볏짚으로 단장한 지붕이 보입니다
하루를 마중나온 저녁 연기가 피어납니다
밤이면 아랫목과 윗목의 희비가 교차합니다
기와는 아로새긴 무늬를 드러내고
민란에 곳간의 신분이 파헤쳐집니다


도시로 몰려든 아파트의 편리함과
그렇게 밀려나버린 전원의 아늑함
고공행진을 겨냥하는 잣대도 보입니다
거기 갖춘 가재도구들의 움직임이 부산합니다
때로 욕심도 보입니다, 근심도 보입니다
오늘의 드라마는 사랑과 전쟁입니다
거기 사는 사람들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집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것
시인은 시인의 나라에서 말을 재료로
무지개빛 시심을 쌓아올립니다
언어의 집을 짓고 사계의 창을 열어
내일이면 옛일이 되고마는 세상을 만납니다
우리들의 집짓기를, 약 23.5도 갸우뚱
그 각도로 바라봅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08 18:01:29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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