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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이 한잔 하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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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30회 작성일 18-11-06 06:54

본문

나와 같이 한잔 하실라우?

스펙트럼


 

영수 아버지는 오늘도

잎을 떨군 가지처럼 외롭기만 하다네요

거친 풍파를 헤치고서 여기까지 왔는데

안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팍팍하기만 하고

송곳으로 가슴 쑤시는 청구서는 날아오고,

 

빗방울 톡톡 내리는 우중충한 저녁

퇴근길, 마을 어귀 시장 통에서

봄비내 집 과수댁 해물파전

구수한 냄새에 발목이 잡혀

막걸리 한 사발과

파전 한 조각에 빈 배 속을 채우니

절로 젓가락 장단 맞춰 어깨까지 들썩이며

흘러간 옛 노래를 구수하게 부르네요

노랫가락에 얹힌 연분은 빗소리가 머금고 가고

못다 피운 꿈은 태동의 몸부림을 간직한 채

칼 빛 바다 속으로 닻을 내린지 오래

그러나 가족이 있어 살아간다는 영수아버지

지금은 티끌도 잠이 드는 시간

텅 빈 가게에 혼자 남은 영수아버지가

술에 취해 과수댁에게 말을 건너네요

 

나와 같이 한잔 하실라우?”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13 13:28:3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뱃속은  끝 모를 시궁이겠으나

가슴은  재만 남게 타 들어가야  바다가 되어
누군가를 태울 수 있겠지요

늦가을 만큼 요
술이 필요한 계절이긴 합니다만
고맙습니다
석촌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도 건너지 않고 시 창작에 전념하시는 시인님을 보면
참 부럽다는생각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시에 취하니 이태백이 따로 없소이다^^.
자주 들러 웃겨좀 주이소, 시인님
지가 요즘 취하고 싶을만큼 기분이 별로거든요

고맙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에 취하는 사람들이 붉어지는 것처럼 시의 색깔도 향긋하면서 영수 아버지는 하루를 잘 건져올리신 것 같습니다.
막걸리와 파전의 힘이 아니라 깊어진 가을의 힘이라 믿고 싶습니다.

스펙트럼님의 댓글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이맘때면, 계룡산 단풍구경가면 늘어선 식당가에서 파전 냄새가 진동하지요
운 좋으면 계곡쪽에 자리를 잡고 동동주 한잔에 파전을 먹으면 기분 최고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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