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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와 재치, 화답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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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草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0회 작성일 20-06-21 08:33

본문

5, 여유와 재치, 화답의 멋

1,

<이방원과 정몽주>

이런들 엇더하며 저런들 엇더하리

만수산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하리

우리도 이갓치 얼거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 李芳遠, [한국시조대사전] 3236

이몸이 주거주거 일백 번 고쳐 주거

백골이 진토되여 넉시라도 잇고 업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이시랴.

- 鄭夢周, [한국시조대사전] 3274

2,

<임제와 한우>

北天이 맑다커늘 雨裝 업시 길을 나니

山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 로다.

오늘은 찬 비 마자시니 얼어 잘까 하노라.

-林悌, [한국시조대사전] 1890

어이 어러 자리 무스 일 어러 자리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어러 자리

오늘은 찬 비 마자시니 녹아 잘까 하노라

-寒雨, [한국시조대사전] 2773

3,

<정철과 진옥>

玉을 玉이라 커늘 燔玉만 너겨떠니

이제야 보아 하니 眞玉일시 적실하다.

내게 살송곳 잇던니 뚜러볼까 하노라.

-鄭澈 [한국시조대사전] 2993

鐵이 鐵이라커늘 무쇠 鍱鐵만 너겨떠니

이제야 보아하니 正鐵일시 분명하다

나에게 골풀무 있던니 뇌겨 볼까 하노라.

-眞玉, [한국시조대사전] 3977

본래 창을 전제로 한 시조는 특별한 장소에서의 즉흥적 화답의 기능을

수행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위의 1, 2, 3 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 시피 글 1은 고려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던 조선 건국의 신흥세력과 고려의 유신, 이 두 유파를 대표하는 이

방원과 정몽주의 ‘하여가’(何如歌)와 ‘단심가’(丹心歌)이다. 이 화답가 에서도

비록 경색된 정치협상의 테이블이지만, 직접적 화술보다는 간접 방법의

화술로서 부드럽고 멋지게 본심을 주고받고 있다. 글 2도 너무나 잘 알려

진 임제와 한우의 화답가 이다. 이 글에서 ‘찬 비’는 기생 ‘한우’(寒雨)의 중

의적 표현이다. 내면은 일부러 숨기고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라는 임제의 외형적 제의에, 찬 비 만났으니 하룻밤을 따듯하게 녹여 주겠다,

는 한우의 화답이 정겹고 재치가 넘친다.

글 3은 송강 정철(鄭澈, 1536~1593)이 강계로 유배되었을 때, 오동잎 지는 스산한 밤에 기녀 진옥(眞玉)과 주고받은 외설적 시조이다. 귀양살이로 무료함을 달래고자 지어 읊은 정철의 시조에 정철을 사모하는 진옥은 즉석 시조로 자자구구 (字字句句) 대구(對句) 형식으로 재치 있게 화답하니 정철은 그녀의 뛰어난 시적 재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고 한다. 이 글에서 ‘번옥(燔玉)’은 구워 만든 가짜 玉을, 섭철(鑷鐵)은 무쇠가루가 섞인 잡된 쇠를 의미하지만, 각각 시원치 않은 상대방으로 인식하는 비유이고, ‘眞玉’과 ‘正鐵’은 상대방을 참되고 바르고 아주 귀하며 수준 높은 존재로 인식하는 비유이다. 그리고 이 글을 외설적 분위기로 이끌고 있는 ‘살송곳’과 ‘골풀무’는 각각 남녀의 성기를 암유하고 있다. 두 남녀의 재치 있는 멋과 운치가 전편에 흘러 화답시조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이와 같이 고시조에서는 선비들의 풍류와 여유, 그리고 즉석에서 이에 수응하는 기녀들의 재치와 멋까지 발견할 수가 있으나, 현대시조에서는 대면 즉흥 화답시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그 양태를 달리하여 먼발치에서 대상을 향하여 또는 자신에게 고백하거나 넋두리의 형식으로 전개되기도 하고, 인간이 아닌 자연 환경과의 조우에서 독백 식으로 작시하는 경향 등 별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본인이 지은 재미있는 和答 歌 한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

만난 지 불과 석 달 정들기 시작인데

그대는 어이하여 날 품으려 하는가요?

욕망을 채우고서는 煙氣 되어 떠날 것을

남)

하룻밤 날을 새면 장성도 쌓는다오.

석 달이 지났으면 만리장성 이끼 덮소.

구더기 무섭다하여 장 담그지 않으려오?

여)

앞날은 새털같이 많고도 많답니다.

다지고 다지고서 雲 雨의 정 나눈다면

그대가 연기된다 해도 후회하지 않으련만

남)

다지고 다지다가 뿌리마저 다져지면

고개도 못 내밀고 묻히고 말 것이고

많다는 새털이라도 순간에 털린다오.

여)

육욕은 화를 불러 패가망신한다는데

어이해 정욕보다 육욕이 앞섭니까?

정 없는 육욕이라면 금수 같지 않으리오.

남)

肉慾도 欲望이요 情慾 역시 欲望인데

어이해 肉慾이라 그리도 賤待하오

情 들면 능청스럽게 싹트는 것 肉慾이라

여)

가진 것 달라 시니 못 줄 게 있겠소만

기왕에 드리려면 알 채워 드리려오.

토실한 알맹이 없는 쭉정이는 싫다오.

남)

그대의 속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나

내일을 기약하고 떠나려 하다 보니

발길이 나를 붙잡고 이리사정 하는구려.

여)

떠난다 하신다니 그 무슨 말씀이오.

산 넘고 강을 건너 먼 길 떠나가시려오.

먼 길을 가시려거든 이 몸 또한 데려가오.

남)

이 몸이 가는 곳은 자갈밭 가시덤불

외씨 같은 그대의 발 상처 날까 애처롭소.

차라리 잰걸음으로 날아갔다 오리다.

여)

아니오. 아니 되오. 이별은 아니 되오.

잠시도 떨어져선 못산다, 아니 했소

아무리 험하다 해도 임 곁이면 견디리라

남)

동짓달 에인 바람 어떻게 견디리오.

알 채워 주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소.

삭풍에 삭정이 되어 빈 껍질만 주시려오.

여)

혼자서 찌우려면 여러 날 걸릴 테니

임 곁에 머물면서 같이 찌워 드리리다.

이 몸도 여삼추 같아 지루하고 답답하오.

남)

갑시다. 떠납시다. 덤불 같은 인생길

그대와 함께라면 어디인들 못 가겠소

가시밭 험난하여도 길 내어 드리리다.

- 초암 정담 [화답 가 전문]
추천1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조는
뭐니해도
주거니 받거니로

서로가
상통하는
그 풍미 화답의 멋
 
이 아침
문향의 향기
가슴으로 스미우

鴻光님의 댓글

profile_image 鴻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답이
짧을 수록
한치 혀 정곡이요

단시조
정통의 변
당할 말 있으리오

기록은
역사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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